느긋한 코웨이, AI 기반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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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웨이가 또다시 매각설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매각설은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인수 추진 계획을 밝히며 본격 재점화 됐다.

    코웨이 주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MBK는 지난 2012년 웅진으로부터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사모펀드의 주목적이 '사들인 기업을 좋은 값에 되파는 것'인 만큼 코웨이는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 MBK는 2015년부터 매각을 시도하며 코웨이 되팔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MBK에 넘어간 코웨이는 훨훨 날았다. 2013년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후 줄곧 매출 2조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2016년 여름에는 얼음정수기 니켈 파동으로 매출과 영업익이 다소 위축됐지만, 올해 초부턴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지난해 코웨이 매출과 영업익을 최대 2조5000억원, 4000억원(약 20%)대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도 껑충 뛰었다. MBK에 팔리던 2012년 말 코웨이 주가는 4만3000원대였다. 현재(10일 기준) 코웨이 주가는 약 9만8000원대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코웨이 시가총액은 약 7조원 대에 달한다.

    IB업계는 MBK가 가진 코웨이 지분 26.8%의 가치를 약 2조원 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MBK가 블록딜로 처분한 지분 5%를 뺀 전량이다. 업계는 MBK 지분 가치 2조원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가가 3조원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는 몸값이 너무 올라 문제다. 3조원에 달하는 코웨이 몸값을 감당할 인수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웅진이 코웨이 재인수 계획을 밝혔지만,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웅진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은 3000~4000억원 수준이다. 인수를 추진할 땐 1~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외부에서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렌탈을 주력으로 하는 교원, SK매직, 청호나이스 등 동종업계의 인수 가능성은 더더욱 적다.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CJ그룹도 반응이 없다. CJ그룹은 지난 2015년 코웨이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선례로 이번에도 가능성 있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CJ는 후보 중 자금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코웨이 인수에 대한 입질이 없다.

    최근 손경식 CJ 회장은 코웨이 인수에 대한 질문에 "인수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그룹 내 사업을 확대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후보로 함께 언급됐던 현대백화점 그룹도 움직임이 없긴 마찬가지다.

    그사이 코웨이는 여유가 넘친다. 코웨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시장 내 '독보적 1위' 타이틀 수성에 몰두하고 있다. 글로벌 실적 확대도 눈에 띈다. 코웨이는 현재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정수기 렌탈 사업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로 렌탈 인력망 구축이 원활하다는 점,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호감 등 시장 덕을 톡톡히 봤다.

    미국 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코웨이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앞세워 최근 미국 시장을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아마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공기청정기 '에어메가' 등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당 제품은 필터 교체 시기를 인지해 아마존에서 필터를 자동으로 주문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땅이 넓고 인건비가 비싸 인력망 구축이 쉽지 않은 미국 시장을 위한 특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 안정화, 글로벌 사업 호조로 코웨이의 렌탈 시장 지배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MBK도 이를 인지해 코웨이 매각 시 가격 등에서 눈높이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조에 달하는 몸값을 감당할 매수자가 가늠되지 않아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