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2년 뒤 10.75%지분 처리 안될 가능성 없다" 자신3.2조 들여 1.6조 매각, '반값' 시비 계속될 듯

  • ▲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호반건설을 낙점했다.  ⓒ 뉴데일리
    ▲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호반건설을 낙점했다. ⓒ 뉴데일리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호반건설을 낙점했다. 

31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 지분(50.75%) 중 40%만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 추가 인수하는 조건이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 주식매매계약(SPA)을 거친 뒤 7월께 최종 매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목적은 새 주인 찾기, 정책금융의 선순환, 대우건설 발전의 기여였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 예비입찰에는 13개 투자자가 참여했으며 평가 기준을 충족한 3개 입찰적격자 중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전영삼 부행장은 "산은 관리 체제에서는 대우건설의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재무적으로 탄탄한 중견 건설사가 경영을 맡아서 오너 체제에서 운영되는게 지금보다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애초 지난 26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발표하려는 계획이었으나 분할 매각에 대한 세부 조건이 협의되지 않아 닷새 미뤄졌다. 

전 부행장은 "풋옵션에 대해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호반건설에 담보를 요구했다"면서 "담보력에 대해 호반에서 여러 의견이 조율될 필요가 있어서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여러 금융기관의 지급 보증 형태로 담보를 복원하는 것으로 1차 합의를 본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담보권 설정으로 인해 2년 뒤 호반이 대우건설의 나머지 지분 10.75%를 인수하지 않을수 없게 됐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전 부행장은 "호반건설이 만일 금융기관의 신용 보강이 없는 상태서 옵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산은이 10.75%를 시장에 팔아야하는 리스크가 크다"면서 "금융기관의 담보 보증으로 매입인수 특약이 되는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년 이후 산은이 보유한 10.75%의 지분이 처리가 안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가는 함구했다. 최종 실사 과정에서 매각가격이 변동될 수 있는 데다가 매각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인 M&A 관행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풋옵션에 따르 주요 금융사의 담보 보증에 대해서도 입을 닫았다. 

전 부행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금융기관을 통해 할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최종 MOU가 체결될 때까지는 그 부분이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미래에셋대우 등이 흑기사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비밀유지약정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인수와 유상증자에 투입한 자금은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의 매각가는 1억6천억원으로 알려졌다. 매입가의 절반가격으로 매각한 셈이다.

다만 이번 매각 성사에 따른 산은의 손실액은 매년 주식 손실처리 반영에 따라 올해 손익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 부행장은 "자회사의 평가치를 매년 평가에 장부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은 재무재표에 손상처리를 통해 손실처리를 반영해 왔다"면서 "지금까지 대우건설은 3번에 거쳐 주식 손상을 반영했고 2016년말 기준 주식 손상이 반영된 금액은 1조 6천억원으로 작년말까지 금액은 현재 추산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부행장은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입찰에 관련해 매우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면서 "풍부한 자금력을 확인한 만큼 성공적으로 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