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심] 선고 D-3… '수동적 뇌물공여' 운명 가른다

특검 "구체적 대가합의 확인…1심 선고 가볍다" 주장
변호인단 "강압, 어쩔 수 없는 선택… 법리적 오류 바로잡아야"

윤진우 프로필보기 | 2018-02-02 07:18:54

프로필 사진
  • 트위터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구글 북마크 
  • 네이트온 쪽지 
  •   
  • 프린트
  • 메일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을 공여했고, 승계작업과 관련해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법리해석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간접적인 증거만 가지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항소심 결과는 재판부가 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공여를 어떻게 판단하는 지에 따라 나뉠 수 있다. 이에 해당 쟁점들을 되짚어 항소심 결과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의 항소심 선고가 내달 5일 열린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공여 혐의로 실형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열린 1심 선고에서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특검이 제시한 뇌물공여액 433억2800만원 가운데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금 72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16억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해 실형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은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공여를 결정했다"며 "승계작업에 관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승마 지원과 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해 그러한 요구에 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재단 출연을 포함한 개별현안에 대해서는 "부당한 결과를 얻은 것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거나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뇌물공여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승마와 영재센터에 대한 대통령의 요구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데 반해 이 부회장의 결정은 수동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1심 판결문에는 '수동'이라는 단어가 총 4차례 등장한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이 "전경련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동적으로 정해졌다"는 설명을 제외하면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내용을 설명하는데 사용됐다.

그럼에도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상황은 받아들이면서도 '강압에 따른 금품제공'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수동적 뇌물공여에 대한 법리해석을 놓고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1심 판결에 대해 특검과 변호인단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가 명시적이고 직접적이라고 언급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개별현안이 인정되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볼때 1심의 선고형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언급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뇌물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승마 및 영재센터 후원은 대통령의 강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맞섰다. 재판부가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와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형을 선고하는 건 "법리적 오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승계작업에 관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승마 지원과 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며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항소심 재판부가 '수동적 뇌물공여'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심이 뇌물로 판단한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후원금 88억원에 대해서는 유무죄 여부를 밝힐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소심 선고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200여 명이 추위에 떨었다. 그들은 바라는 것은 단순할 것"이라며 "법리와 증거에 의한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판단이유를 밝혀 논란이 최소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로필 사진

  • 윤진우
  • jiinwoo@newdailybiz.co.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