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신증설 부진 영향 수급타이트 형산 지속중국 CDU·NCC 투자 움직임 가시화…"잠재적 위협 요인"
  • ▲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정유업계의 호황기가 쉽게 저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성장률 회복세로 수요는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정유·석유화학 신증설 소식은 없는 만큼 수급타이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사업은 전반적으로 고마진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극대화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국내 에너지·화학 업계 2018년 실적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노우호 연구원은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의 근거로 지속되고 있는 수급타이트를 지목했다. 

    우선 정유설비의 경우 지난 2014년 유가 하락으로 신증설 계획이 감소했으며 석유화학은 중국의 환경규제 효과를 주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유가 폭락 당시 사우디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은 가벼워진 재정 탓에 신규 발주를 취소하거나 가동을 지연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016년 이후 신증설은 대폭 감소한 상태다.

    지난해 신규가동 된 정유설비 규모는 일산 150만8000만 배럴로 파악된다. 하지만 폐쇄된 설비가 50만8000만 배럴에 달해 순증가량은 100만 배럴에 그쳤다. 이는 2016년 신규 생산(일산 110만 배럴)된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글로벌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90% 이상 유지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석유제품 수요량이 매년 일산 약 120만 배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량 부족은 이어진 상태다.

    공급부족 현상은 올해 더욱 심화되며 2020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게 노 연구원의 설명이다.

    노 연구원은 "글로벌 메이커들의 가동률 상향은 수요 회복과 바닥 수준의 글로벌 재고량을 고려시 단기적 대응에 불과하다"며 "정제마진은 추가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유가는 배럴당 65달러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유업계의 이익 성장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유사들의 효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화학사업의 성장성은 한층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경우 활황에 올라 탄 화학사업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올해도 이런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반적인 석유화학 수요 증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환경규제가 시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 당국은 환경규제 일환으로 오염 배출 공장의 가동 중단을 시행하며 CTO·MTO 신증설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석탄화학설비 대부분이 프로필렌 증설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며 향후 프로필렌 시황은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PX(파라자일렌)는 중국의 제한된 공급과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증설에 힘입어 수급적인 이점은 지속될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올해 PX 신규 가동을 앞둔 설비는 최소 3개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PTA 신증설 물량이 770만t에 달해 PX 공급량을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에틸렌 수요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연간 4.5% 증가할 전망"이라며 "북미, 중동이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의 CDU·NCC 증설 움직임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에서 환경규제 대응의 일환으로 일산 1000만 배럴 규모의 CDU와 NCC 투자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 설비의 기계적 완공 및 가동 시점은 단기가 아닌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연구원은 "설비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았고 연구 단계이지만 중국에서 증설이 이뤄지고 가동이 되는 것 또한 국내 정유 업계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