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드라이브 거는 금융당국, 증권사 압박증권업계 "리서치센터 매년 축소…현실적으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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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기업 5곳 중 4곳꼴로 증권사가 권하는 투자의견이 없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보고서를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는 기관투자자가 선호하는 코스닥 기업이 많지 않고 증권사별로 리서치 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가 '매수'나 '매도', '중립' 등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는 코스닥 업체는 239개사로 전체 상장사 1213개사의 19.7%에 그쳤다.


    반면 코스피 기업은 전체 757곳 중 42.8%인 324곳이 증권사로부터 투자의견이 제시됐다.


    또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영업실적을 추정해 이른바 컨센서스(시장기대치)가 형성된 코스닥 기업은 고작 100곳으로,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기업(205곳)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1년간 나온 증권사의 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도 4424건으로, 코스피(1만2955건)의 34.1%에 그쳤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이같은 증권사들의 코스닥 시장대응이 소극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코스닥 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 확충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금융위는 금융투자협회의 지원으로 중기특화 증권사와 기술신용평가기관을 활용해 기업분석 보고서가 나오는 코스닥 기업을 약 12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전체 상장사가 1213개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기업에 대해 분석을 내도록 한 것.


    그러나 증권업계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재 기업분석을 맡는 증권사의 리서치 조직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도 애널리스트 총 인원이 50명 미만인 상황에서 리서치센터는 매년 구조조정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기업 가치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현재 주가는 물론 목표 주가에 대한 분석에 실효성이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원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기업 수는 한계가 있지만 증권사별 리서치 조직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며 "실적이 바로 나오지 않고, 기대감 만으로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의 경우 분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리서치센터가 사실상 종속 관계에 있는 법인영업부에서 기관투자자의 수요에 맞게 대형 코스피 기업 위주의 보고서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국의 방침대로 보고서를 늘릴 경우 건수만 늘어나고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우려도 있다.


    실제로 코넥스 기업의 경우 2015년부터 거래소의 보고서 발간비 지원 사업으로 분석 보고서가 나오는 기업은 늘었지만 아직은 투자의견이 제시되거나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수준이 아니다.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보고서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형식적으로 만드는 보고서라면 투자정보로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또 다시 이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 11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간담회 당시 "신뢰 있는 정보를 제공하라"는 최 원장의 주문에 한 리서치센터장이 "현실을 모른다"고 비판하며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