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구 3건, 부산 2건, 광주 1건 등 검찰 고발난감한 대구銀…지난해부터 비리 꼬리물기 지속채용비리 의혹 5개 은행 중 광주銀만 혐의 인정
  • ▲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각 사
    ▲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각 사

    은행권 전역에 채용비리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 지방은행들도 좌불안석이다.

특히 대구은행은 지난해부터 잇따라 벌어진 악재로 인해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 혐의로 적발된 부산, 대구, 광주은행 등 3개 지방은행은 각기 다른 대응법을 보이고 있다.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은 의심사례로 적발된 대구은행은 2016년 7급 신입채용 과정에서 임직원 자녀 3명의 인성점수가 합격 점수에 미달하는데도 간이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줘 의혹을 샀다. 

이 가운데 박인규 행장 운전기사의 자녀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DGB금융 계열사 사장과 현직 부지점장 자녀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에 이어 대구은행도 CEO가 직접 연루된 사례가 벌어진 만큼 향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장 거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대구은행은 채용비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2건의 특혜 정황이 포착된 부산은행은 여성 합격인원을 임의로 늘려 전형에서 하위권이던 전 국회의원 딸 2명을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주은행은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해당 자녀의 2차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직접 참여한 것이 적발됐다.

이에 광주은행은 발 빠르게 사과문을 냈다. 특혜 채용을 시인하고 향후 채용의 공정성 강화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내부에서 특혜 사실을 채용 절차가 끝난 이후에 인지한 것을 인정하고, 인사담당 부행장과 부장을 전보 조치한 뒤 현재 이들 모두 은행을 퇴사한 상태라고 광주은행 측은 설명했다.

반면 부산은행은 현재 이렇다 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사실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소용돌이가 부는 곳은 대구은행이다. 직원들의 성추행 논란에 이어 박인규 은행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에 채용비리 의혹까지 대구은행의 위상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가운데 현 정부가 칼을 빼든 채용비리까지 겹치면서 또다시 큰 위기를 맞았다.

앞서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약 3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박인규 은행장에 대해 대구지방경찰청은 두 번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모두 기각했다.

이날 대구경찰청은 박인규 은행장을 불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에 송치했고, 경찰 수사는 모두 종결됐다. 이에 한 고비를 넘겼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곧바로 채용비리 칼날이 꽂힌 것이다.

지역 민심도 여전히 박인규 은행장의 사퇴에 연일 거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수사 종결 결과가 나왔음에도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도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13건), 국민은행(3건), DGB대구은행(3건), BNK부산은행(2건), JB광주은행(1건)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 22건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특혜 채용을 위한 VIP리스트까지 적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광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모두 채용비리를 부정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은행들은 검찰 수사를 거쳐 법정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어 최종 결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검찰청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고 5개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

사건별로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검, 하나은행은 서울서부지검, 대구은행은 대구지검, 부산은행은 부산지검, 광주은행은 광주지검이 각각 맡아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