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굴지 광고사에 비해 비계열사 광고주 영입 한계
  • ▲ 이노션 CI ⓒ이노션 월드와이드
    ▲ 이노션 CI ⓒ이노션 월드와이드


    이노션의 해외 매출총이익 중 계열사 광고 비중이 지난 3년간 94%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이노션 월드와이드(이하 이노션)의 해외 매출총이익 중 94%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광고주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노션의 국내외 내부 거래 비중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58.4%에 이른다. 

    특히 이노션의 해외 매출총이익 중 계열사 광고 비중은 94%대로 압도적이다. 이노션은 지난해 전체 매출총이익 중 69%인 2777억원을 해외에서 벌었다. 이 중 94%인 2610억원을 계열사 광고주에게서 거둬들인 셈이다.

    더구나 이노션의 해외 매출총이익 중 계열사 광고 비중은 지난 2015년 94.6%, 2016년 94%, 2017년 94%로 큰 변동이 없었다. 이노션이 지난 2015년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신규 비계열사 해외 광고주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해온 것에 비하면 미흡한 결과다.

    이는 동종업계 1위인 제일기획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전체 매출총이익 중 해외에서 벌어들인 비중이 72%로 69%인 이노션과 비슷했다. 이 중 본사의 삼성 계열사 광고주 비중이 73%, 연결 자회사 광고주 비중은 67%였다. 연결 자회사가 대부분 해외법인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 계열사 광고주 비중이 대략 67%인 셈이다.

    이는 이노션이 애초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가 해외로 진출할 때마다 이노션의 해외 법인이 뒤따라 세워진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이노션 관계자는 "이노션이라는 회사가 2005년도에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마케팅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라며 "설립될 때부터 현대·기아차의 현지화 전략을 위해서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에 진출한 것이기 때문에 (계열사 광고주 비중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굴지의 글로벌 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 해외에서 비계열사 광고주를 늘리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탓도 있다. 이노션이 주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미 시장의 경우 WPP, 옴니콤, 퍼블리시스 등 쟁쟁한 글로벌 광고대행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선 2위 업체로 위상이 높지만,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신규 광고주를 비교적 손쉽게 개발하는 방법은 인수·합병(M&A)이다. 글로벌 광고대행사들의 M&A가 활발한 것도 해당 회사의 광고주를 확보하기 위한 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하게 보면 광고업계가 M&A가 가장 활발한 업계일 것"이라며 "기존에 잘 하고 있는 회사를 영입하면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파트너사들을 수주할 수 있으니까 영업 측면이나 역량 확보 측면에서 M&A를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노션은 상장 이후 최초로 지난달 데이비드&골리앗(D&G)을 M&A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D&G의 해외 비계열사 신규 광고주도 늘었지만, 이러한 성과가 지난 4분기 실적에 반영되진 않았다.

    이노션 관계자는 "이노션의 비계열 해외 광고주가 각 법인마다 보면 많지 않지만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D&G는 이노션이 100% 보유하는 자회사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확실히 (해외 비계열사 광고주 비중) 수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