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구조조정 없이 영업점 통폐합 성공핵심 외국인 경영진+내부人 윈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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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위해 토착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국내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서 SC제일은행이 은행명에 '제일'을 다시 찾은 것도 리테일 영업이 가장 중요한 한국시장의 인지도를 되찾기 위해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16년 은행명을 환원하면서 고객몰이뿐만 아니라 적자였던 영업실적을 그 해 흑자전환으로 성공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SC그룹은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SC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1년에 다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한 바 있다. 

과거 씨티·SC제일은행 경영진에 외국인이 대거 포진해있던 것도 현재 국내시장의 현지화에 발맞춰 그 수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은행의 외국인 임원은 프란시스코 아리스 떼기에 따·피유쉬 아그라왈 비상임이사와 브렌단 카니 수석 부행장 등 3명이다.

SC제일은행의 외국인 임원은 재무관리본부장 겸 전략본부장 겸 상임이사인 호르무즈 두바쉬 부행장보와 인사본부장인 제레미 발란스 부행장보 등 2명이다. 이들 임원 외에도 그룹별 및 부서별 본부장급 외국인 경영진들도 자리해있다.

외국인 경영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건전한 감시자 역할도 지속 요구되고 있다.

치열해지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은행 조직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고객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소비자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데, 외국인은 이 부분에 다소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SC제일·씨티은행 모두 모회사가 외국계 특수성이 존재하는 만큼 외국인 경영진 중에서도 핵심 인물만 뽑아 한국사정에 밝은 내부 인물과 함께 윈윈 전략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외국인 경영진의 진두지휘 하에 소비자금융 영업점 126개 가운데 90개 지점을 통폐합했다. 

당시 한국시장에 맞지 않는 파격적인 구조조정으로 논란을 빚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 업무 재조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달리 외국계은행의 영업 방식은 사뭇 다르다. 토착화된 경영을 하면서도 영업 전략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먼 미래를 보며 조직 확장에 힘을 주고 있다"며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모두 연임에 성공한 것도 내국인 임원에 힘이 실리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