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안정성 테스트 점검서 보완 항목 발생설 연휴 금융거래 정상 작동…고객 '어리둥절'
  • ▲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캡처
    ▲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캡처

    우리은행이 2년 여간 공 들여온 차세대시스템 도입을 돌연 연기했다. 최종 시스템 오픈일은 잠정적으로 오는 5월 8일로 잡았다.

    우리은행은 13일 설 연휴 기간에도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텔레뱅킹, 체크카드, ATM기 사용 등 모든 금융거래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오는 15일 00시부터 18일 24시까지 차세대시스템 런칭을 위한 최종점검 기간을 갖고, 19일 00시부터 새 시스템을 도입키로 계획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열린 경영자협의회에서 차세대시스템 도입을 연기하기로 긴급 결정했다.

    새 시스템의 막바지 안정성 테스트에서 보완할 항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고객들에게 금융거래 일시중단 안내 문자를 발송한 상태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98% 안정성 테스트를 마쳤지만 다른 버전으로 점검하던 중 미흡한 사안이 발생해 부득이 오픈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며 자체 시스템 오류가 아닌 점을 강조했다.

    최종 오픈일은 오는 5월 8일로 잡은 상황이다.

    새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선 모든 전산시스템을 껐다가 다시 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50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사실상 3일의 시간 상 여유가 필요한 만큼 다음 연휴기간인 5월 5일부터 7일까지가 최종 테스트 기간인 셈이다.

    우리은행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어리둥절한 상태다.

    한 달여 전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SNS, 배너광고 등 금융거래 일시중단에 대한 사전 공지를 통해 미리 금융거래를 대비한 고객들이나, 뒤늦게 연휴기간 이용 불가 사실을 확인한 뒤 헐레벌떡 은행 업무를 처리한 고객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리 결제대금을 이체한 고객은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설 연휴 체크카드 이용 중단에 따라 신용기능을 추가한 고객들은 다시 이 기능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직접 고객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긴다.

    난감한 것은 타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으로 인해 우리은행으로의 이체·송금 등 모든 금융업무가 중단된다는 공지를 지난달부터 안내했기 때문이다.

    추가 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개발과 관련해 SK C&C 측과 연장 계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3000억원의 전산 구축 비용 중 예비 비용으로 146억원을 책정해 놨다. 보안 사안이 크지 않다면 예비 비용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전산시스템은 재점검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추가될 리스크를 안고 있다.

    우리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연기가 경영진의 용감한 결단이 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