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관련 손실반영… 4분기 영업익 67%↓넉넉한 수주고·발주예상 물량… 재무구조 탄탄
  • ▲ 서울 종로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연합뉴스


    2015년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산업 실적 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은 금호家 분쟁으로 주춤했으나 풍부한 먹거리와 개선된 재무구조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평가다.

    19일 잠정 실적 분석 결과 금호산업은 지난해 매출 1조3005억원·영업이익 314억원·순이익 8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3.92%·영업이익은 24.7% 감소했다. 이에 반해 순이익은 자회사의 영업 개선으로 141% 증가했다.

    이 같은 영업실적 부진은 4분기 금호석유화학과의 상표권 2심 소송에서 패소 후 관련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전년동기 150억원에 비해 67.3% 감소했다.

    금호산업은 2013년 금호석화를 상대로 상표권 이전 등록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2심 재판부가 최근 항소를 기각하며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영업실적은 상표사용료 손실 관련 일시적 비용 반영에 기인한 것으로, 일회성 비용이 없었다면 예상치를 웃도는 200억원 이상의 실적 달성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은 2015년 이후 개선세에 있다.

    2015년 94.4%에 달했던 원가율은 2016년 92.3%, 2017년 91.7%로 안정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15년 1.4%에서 2017년 2.4%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회성 손실보다 더 중요한 점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고, 계열사 입찰 참여 금지 및 금호타이어 계열 분리로 사실상 관련 이슈가 종료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채권단이 상반기 내 금호타이어 재매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스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든든하게 채워둔 '곳간'이 매출 성장 본격화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규수주는 2조3580억원으로, 수주 목표 1조8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은 물론 전년 1조6034억원 대비로도 32.0% 늘었다. 수주잔액도 5조4079억원에 달하면서 전년 4조4968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한 건설업황을 고려하면 풍부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라며 "주택 관련 수주 증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민간합동사업과 신탁사 개발사업이 대부분으로, 최근 부동산 규제에도 향후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세련 애널리스트는 "확보된 수주잔고의 매출화에 드디어 시동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향후 3개년도 실적의 확정적 증익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흑산도·울릉도 등 소형 공항뿐만 아니라 6월 지방선거 이후 발주된 대규모 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항공사 8개 패키지 시공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4조20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과 5조9576억원 규모의 김해 신공항, 4조8700억원 규모의 제주2공항 등이 올 하반기 이후 발주가 예정됐다. 또 △대구공항 통합이전 △수원 군공항 이전 △광주 군공항 이전 △새만금 신공항 △백령도 소형공항 △서산 신공항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워크아웃 기간 동안 최저가로 수주했던 장기 대형 현장들이 지난해 대부분 준공된 만큼 수익성 역시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무건전성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의 경우 2015년 351%에서 2016년 309%, 2017년 229%로 개선됐으며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74.7→37.2%), 유동비율(87.2→110%), 이자보상배율(1.3→2.5배) 등도 안정화되고 있다.

    금호산업 측은 "지난해 대폭 개선된 영업실적을 기록했으나, 일회성 요인 관련 손실로 아쉬움이 남는다"며 "수익성이 양호한 신규수주가 크게 늘어 향후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