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 노사가 손을 잡았다. 장외투쟁 134일만이었다.

    등을 돌린 시작은 달랐지만 결론은 임단협 타결로 끝을 맺었다.

    국민은행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임금인상률 일반직 2.65%, 저임금직군 4% 인상 ▲기능/사무직원 변동성과급 300~400% 인상 ▲임금피크 5년 지급률 265% 개선(60-55-50-50-50) ▲시간외수당제도 관련 당번비 1만원, 당직비 2만원 인상(향후 제도 변경 시 시간외수당 지급으로 변경) ▲우리사주취득지원금 본인 출연금과 등가로 연 50만원 이내 지원 ▲L0 승격인원 향후 3년간 타직급 평균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 등 총 19개 항목에 합의했다.

    노조나 사측 모두 중재안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직원들의 목소리도 무시하지 못했다.

    실제 국민은행 노조는 중재안에 대한 직원들에게 찬반 여부를 되물었다. 투표에 참여한 직원 89.1% 중 찬성이 93.8%로 중재안을 수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기나긴 노사 갈등을 직원들이 풀었단 얘기다.

    임단협 타결로 노사 갈등이 모두 봉합된 것은 아니다.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노조는 장외투쟁을 그만두기로 했다. 대신 KB금융지주 주총에 앞서 내부 투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7일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정관개정과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추천을 담았다.

    KB금융지주 역시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우석호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법무법인 남부제일 대표 등을 내세웠다.

    노조는 앞서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국제의결권자문기구인 ISS가 노조가 추천한 인사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ISS는 의견서를 내기 전 사측과 노조 모두에게 의견을 묻고 이를 종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당시에는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라 좋은 이야기들이 오고가지 못했다. 결국 ISS는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사 화합을 시작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로 주총장까지 각을 세워갈 필요가 없단 뜻이다.

    이번에도 역시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되묻는다. 그리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