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불안한 재무재표 불구 신용등급 'A-'… "든든한 뒷배 덕"

조정부채비율 작년 말 기준 437%… 단순부채 크게 상회
조정자기자본 7979억… 경쟁사 대비 열악한 재무안정성
부족한 해외사업부문, SK하이닉스 등 국내계열 수주보완

성재용 프로필보기 | 2018-04-17 15:33:04

프로필 사진
  • 트위터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구글 북마크 
  • 네이트온 쪽지 
  •   
  • 프린트
  • 메일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SK건설 신용등급이 2년 반 이상 'A-'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위한 재무안정성이나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상향 조정은커녕 현상 유지도 쉽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그룹이 먹거리는 물론 재무지원 가능성이 있는 등 뒷받침이 돼 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3개 신용평가사는 SK건설 정기평가를 통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들 3사가 2015년 4분기 'A(부정적)'에서 30개월 가까이 고작 한 단계 강등시킨 점을 감안하면 답보 상태인 셈이다. 종전 'A' 등급에는 23개월가량 머물렀다.

이들 3사는 SK건설 재무구조가 경쟁 건설사들에 비해 열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다 영업부문에서도 원가율 상승 리스크가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SK그룹 지원이 있는 만큼 평가를 유지했다.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SK건설은 별도 기준 매출 6조4398억원·영업이익 202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2013년 4900억원대 영업손실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3.05%에서 3.14%로 소폭 증가했다.

SK건설 측은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정유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플랜트 및 주택사업 부문 수익 개선으로 3년 연속 세전이익 흑자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영업성적과 함께 재무성과도 이뤄냈다.

활발한 미수채권 회수 및 받을 어음 할인매각을 바탕으로 지난해 2441억원의 우수한 영업현금흐름을 시현했다. 이에 지난해 1년간 2179억원의 차입금 및 750억원의 상환우선주 순상환이 이뤄졌다.

이어지는 상환으로 부채가 15.4%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262%에서 243%로 18.4%p 줄어들었고, 차입금이 15.3% 줄어들면서 차입금의존도도 48.3%에서 45.0%으로 3.37%p 낮아졌다.

앞서 SK건설의 경우 2013~2014년 6707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해 왔다.

상환우선주는 K-GAAP 기준에서는 회계상 자본으로 간주되지만 상환우선주를 기초로 한 유동화거래에 SK건설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채무인수 형태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차입 성격의 자금조달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상환우선주 발행액과 상환청구권이 있는 매출채권 할인잔액을 고려한 회사 조정부채비율은 2017년 말 기준 437%로, 단순 부채비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조정자기자본 규모는 7979억원으로 주요 경쟁사에 비해 열위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지속적인 당기순익 및 우수한 현금흐름 시현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차입금 및 상환우선주 상환이 이뤄짐에 따라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정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음을 고려할 때 해외공사 원가율 상승에 따른 급격한 재무구조 변동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부문이 다시 매출총손실을 기록하는 등 해외공사의 원가율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와싯 화공플랜트 등 기존 손실 프로젝트들의 기술적 준공이 완료됨에 따라 원가 투입은 소규모에 그쳤으나 △쿠웨이트 KNPC CFP △칠레 PIEM △싱가폴Transmission Cable Tunnel △사우디 JZR&TP △베트남 NSRP 등 해외 플랜트 및 토목 현장에서 추가비용 발생으로 예정원가율이 조정되면서 해외공사 원가율이 전년 96.1%에서 103.8%로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현재 현장별 예정원가율 및 잔여 도급액, 공정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원가율 조정이 당기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거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주요 현안 현장들의 종료 이후에도 해외부문 수익성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덕규 실장도 "원가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수주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실적가변성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며 "원가율 조정이 이뤄진 해외공사 관련 추가원가 발생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투자개발형 사업모델을 활용한 수주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단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라오스 수력발전소와 터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가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터키 차나칼레대교 프로젝트,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 등 추가 투자개발형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투자개발형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자금 투입이 증가할 수 있고 해외사업의 공정 진행이 차질을 빚을 경우 현금흐름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 개선에 비해 차입규모 감소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현 수준의 신용등급이 유지되는 데에는 '든든한 배경'이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SK건설 해외사업은 중동 플랜트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이 저하돼 발주가 줄어들었다. 업체간 경쟁강도가 심화되면서 채산성도 저하됐다. SK건설이 채산성 확보를 위해 선별적 수주전략을 취하면서 해외사업 규모는 크게 위축됐다.

2013~2014년 약 4조4000억원에 달했던 해외수주 규모는 2015~2017년 평균 1조6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50%를 웃돌던 해외매출 비중도 34.0%(2조1942억원)로 하락했고 수주잔량에서도 해외 비중은 25.2%(5조4157억원)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같은 저조한 해외실적은 SK하이닉스 발주 프로젝트 등 국내 계열공사 수주가 보완하고 있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반도체·통신 등으로 시설투자의 수요가 높은 업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어 건설수요가 높은 편이다. SK건설이 화공 플랜트 및 반도체 생산시설 등 다수의 계열공사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의 주요 투자전략 이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계열공사 매출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2조4000억원 규모로, SK건설 매출에서 31%가량을 차지해왔다.

배영찬 전문위원은 "채산성이 양호한 계열공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점은 SK건설의 사업안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16년에는 계열사의 투자 축소로 계열 매출이 감소했으나, 2017년부터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증설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계열 공사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우려되는 재무 불안정성 역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용도가 보강되고 있다.

그룹 내 시설공사를 담당하는 SK건설의 역할이나 SK 브랜드 공유를 통한 그룹과의 통합도, 과거 지원사례에 기반한 실행 가능성을 감안할 때 계열지원 의지 역시 양호한 수준이다.

황 실장은 "SK건설의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도는 크지 않지만, SK가 최대주주로서 대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적 긴밀성은 인정되는데다 그룹 내 핵심 건설사로 주요 계열공사 수행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SK건설에 대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은 최종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프로필 사진

  • 성재용
  • jay1113@newdailybiz.co.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