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선 2년 만에 운용자산 1조원 돌파…노후자금 인기몰이연금자산 편입비중 미비…업계 "선택폭 넓히고 제도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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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자금을 알아서 굴려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금자산 운용수단으로 자리를 확실히 위해서는 상품확대, 규제 완화 등 업계 노력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TDF펀드 49개의 총 운용순자산은 이달 10일 기준 1조248억원 규모로 출시 2년여 만에 시장규모(설정액) 1조원을 넘어섰다.


    TDF는 자산운용사가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목표시점)로 설정해 투자자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연금상품이다.


    지난 2016년 4월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린 이후 반응이 뜨거워지자 지난해 미래에셋과 KB, 한국투자신탁, 신한BNP자산운용 등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등 현재 국내에서 7개 운용사가 49개의 TDF를 운용하고 있다.


    연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168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수익률이 1.88% 수준에 불과한 반면 출시 1년이 넘은 25개 대표 TDF의 연 수익률은 평균 8.20% 수준으로 확실한 고객 유인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 시장 상황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TDF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면서도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줘 은퇴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직접·알아서' 운용을 해준다는 점도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고객이 일일이 자산을 배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동시에 고객 직접 운용보다 운용사의 운용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시장 상황과 생애주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산배분을 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대다수 TDF는 가입 초기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추구한 후 가입자가 은퇴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간다.


    기존 사적연금상품과 달리 시장 상황과 생애주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산배분을 해주는 것.


    이처럼 최근 TDF 투자는 주로 연금자산 운용을 목적으로 하지만 연금자산에서 TDF를 편입하는 비중은 낮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TDF 순자산 중 72%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에서 유입됐으나 지난해말 기준 연금펀드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업계는 연금자산에서 TDF를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업계의 추가 노력과 제도개선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우선 연금투자자의 TDF 선택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3월까지 출시된 8개 TDF 시리즈를 보면 목표(은퇴)시점의 주식비중이 최저 2%에서 최대 55%까지 분포하고, 자산군별로는 해외투자비중이 55%에서 99%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TDF를 제시중인 국내 금융회사 38개 가운데 TDF를 3가지 이상 판매하는 회사가 17개인 반면, 절반 이상(21개)은 1~2개 TDF만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연금투자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TDF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핵심특성이 다양한 TDF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TDF 하나로 퇴직연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DC형, IRP 가입자는 TDF와 다른 금융상품을 반드시 함께 운용해야 한다.


    약관 상 초기 주식비중이 40%가 넘는 TDF는 퇴직연금 운용규정 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TDF 하나로 생애 자산배분 전략을 적용하기 위해 TDF를 위험자산 투자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보호 규정만 남기고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재고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연금에서도 펀드이동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퇴직연금 또는 연금저축 적립금은 연금저축펀드처럼 세제혜택이 있는 펀드는 판매 금융회사를 이동할 수 없어 운용 중인 펀드를 모두 매도해야 타회사로 이전이 가능하다.


    TDF는 펀드매도와 재매수까지 11~13일 이상 소요되므로 연금투자자는 이 기간 동안 펀드 기준가격이 변동하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금계약이전이 가능한 곳에는 펀드이동도 가능해져야 한다는 것.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투자정보나 시간적 한계 때문에 스스로 연금자산 관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TDF가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며 "연금투자자들이 TDF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와 전문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