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고급 아파트 단지 특별청약 점검 통해 위장전입 의심 31건 적발
  • ▲ '과천 위버필드' 견본주택 내. ⓒSK건설·롯데건설
    ▲ '과천 위버필드' 견본주택 내. ⓒSK건설·롯데건설


    #1. 전남 지역의 공무원인 A씨는 부인 명의의 집이 현지에 있음에도 혼자 서울에 주소를 두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서울 집에서 전남 직장까지 출퇴근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여서 위장전입이 의심됐다. 청약도 본인이나 가족이 하지 않고 제3자가 대리인으로 청약한 것으로 나타나 국교통부는 A씨가 청약통장을 브로커 등에게 불법 판매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 과정에서 적지 않은 돈이 오고 가야 하는 상황인데, 가족이 아닌 제3자가 대리인으로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브로커가 끼어있는 청약통장 불법거래가 의심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 장애인 특별공급 당첨자 B씨는 지난 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전출입 기록(수원→서울→인천)이 있고, 실제 거주 여부도 불분명해 위장전입이 의심됐다. 나이가 어린 당첨자는 지체 장애인으로, 부모와 동시 거주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부모와 별개 주소지에 단독 가구주로 등재돼 있었다. 부모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주택법령상 무주택 가구 구성원 요건 회피를 위한 위장전입으로 추정됐다.

    정부가 최근 분양된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 등지 고급 아파트 5개 단지의 특별공급 당첨자 가운데 위장전입 등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50명을 가려내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최근 분양된 수도권 아파트 5곳의 특별공급 당첨자에 대한 조사를 벌여 불법행위 의심자 50명을 가려내고 경찰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5개 단지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강남구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 ▲마포구 염리동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경기 과천시 원문동 '과천 위버필드' 등이다.

    수사 의뢰 대상을 유형별로 보면 위장전입 의심자가 31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리청약 의심자는 9명, 허위 소득신고는 7명 등이다.

    단지별로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 30명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7명 ▲과천 위버필드 6명 ▲논현 아이파크 5명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2명 순이다.

    특히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경우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에 청약과열 조짐을 보여 국토부가 대대적인 조사를 경고한 곳인데, 30명이나 적발됐다.

    앞선 위장전입 의심 사례 외에도 소득을 허위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적지 않게 적발됐다.

    한 치과의사는 월 소득이 23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연 소득을 마이너스(-) 1500만원, -2700만원으로 신고한 이도 있었다.

    국토부는 직업에 비춰 소득이 지나치게 적거나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분양받는데 소득은커녕 빚이 있다고 밝힌 이들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봤다.

    국토부는 이번에 적발된 의심 사례는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특별사법경찰) 등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주택공급 질서교란 행위자로 확정되면 주택법령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주택공급 계약 취소 및 향후 3~10년간 주택 청약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부과된다.

    주택공급규칙 제65조에 따르면 주택공급 질서 교란 행위시 적발일로부터 공공주택 청약시에는 10년, 투기과열지구 주택은 5년, 그 외 주택은 3년간 청약자격이 제한된다.

    국토부는 5개 단지의 일반공급 당첨자에 대해서도 현장 방문 및 서류 조사 등을 통해 위장전입 등 청약 불법행위에 대한 추가점검을 실시하고 투기과열지구 내 주요 청약단지 당첨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측은 "주택공급 질서를 확립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를 위해 불법 청약 행위에 대한 점검을 지속할 것"이라며 "적발된 위법 사례는 수사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