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롯데닷컴 흡수·합병… "엘롯데·롯데마트몰·롯데슈퍼몰·롯데닷컴 통합 가능성 ↑"
롯데 온라인몰 연간 매출 8조원으로 업계 최상위권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첫 출근을 한 모습. ⓒ롯데그룹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첫 출근을 한 모습.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이 수년전부터 구축하고 준비해온 유통 핵심 전략 옴니채널(온·오프라인 모바일 유통채널 통합)의 모습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현재 부재중인 가운데 롯데쇼핑이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면서 롯데그룹내 온라인몰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기는 양사가 합병하는 8월1일이 유력하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뜻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닷컴이라는 별도의 조직에서 관리했던 상품 영역까지 직접 총괄하게 되면 그간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그룹내 온라인몰 통합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롯데닷컴 합병 이후 롯데쇼핑에서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슈퍼몰, 롯데닷컴을 통합할 가능성도 크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롯데닷컴은 패션과 뷰티, 롯데마트몰은 채소나 과일 및 신선식품 등 각각의 영역에서 주력 상품을 대표 상품으로 판매했다. 그 결과 매출 상위 품목이 다르고 연결고리도 없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쇼핑이 롯데닷컴 흡수·합병 공시에서 전략적 제휴 및 신규 채널 개발 등을 밝힌 만큼, 통합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한 것.

    온라인몰을 통합하면 매출을 한 곳으로 몰아줘야 하기 때문에 매출에 민감한 계열사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그동안 조율이 어려웠다.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이 롯데닷컴 합병 시기인 8월 1일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롯데는 엘롯데를 주축으로 계열사 온라인몰이 호환 가능하도록 백오피스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롯데아이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슈퍼몰 등 6개 브랜드는 유지한 채 시스템 통합 작업부터 이뤄진 것.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이용할 시 외형 변화는 사실상 없지만 주문, 배송, 결제 등 시스템이 일원화돼 향후 통합할 수 있는 발판은 이미 마련해둔 셈이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최근 온라인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과 롯데가 이미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몰의 영향력이 커 이를 통합할 경우 시너지가 막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롯데의 온라인몰 매출 규모는 7개 쇼핑몰을 다 합치면 연간 8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이커머스 기업들 중에서도 이베이코리아(14조원), 11번가(9조원)를 제외하면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해 매출 동향을 집계한 결과 오프라인은 3.0% 성장에 그쳤지만, 온라인은 13.2%의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롯데가 온라인 사업 확대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물류 거점을 이미 롯데는 다수 확보하고 있어 보유한 온라인몰을 통합하게 될 경우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오프라인 기반 기업은 가격 책정 시 오프라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따르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과 롯데닷컴의 합병비율은 1대 0.0285254로 합병 완료 후 롯데쇼핑 주식회사는 존속법인으로 계속되며, 롯데닷컴은 해산하게 된다.

    합병 일자는 2018년 8월 1일이며, 인수금액은 420억원(미확정) 신주발행을 통해 조달될 예정이다.

    롯데쇼핑 측은 합병 이유에 대해 롯데쇼핑 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안정적인 자금 창출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롯데닷컴이 보유한 E-Commerce 노하우를 활용한 전략적 제휴 및 신규 채널 개발 능력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다양한 수익성 기반과 미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롯데 계열사의 온라인몰은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롯데아이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슈퍼몰, 롯데인터넷면세점 등 총 7개다. 이중 롯데쇼핑에서 현재 운영하는 곳은 엘롯대, 롯데슈퍼몰, 롯데마트몰 등 3곳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롯데닷컴까지 롯데쇼핑이 운영하게 되면서 4개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