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주절벽 불구, 자구화 노력으로 ‘흑자’ 기록증권가 “고마진 LNG운반선으로 당분간 호조세 이어갈 것”
  •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뉴데일리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뉴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정성립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 2015년부터 강도 높게 추진해온 경영정상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2561억원, 영업이익 2986억원, 당기순이익 2263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4%가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3.7% 증가했다.

조선 빅3 중 1분기에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대우조선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425억원, 영업손실 12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삼성중공업도 1분기 매출액 1조2408억원, 영업손실 4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9.1% 감소했고, 같은 기간 27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적자를 면하지 못한 주요 원인은 ‘일감부족’이다. 조선사는 수주를 한 후 설계 등 공정에 2~3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신규수주한 선박이 매출로 잡히는데 시간이 걸린다.

현대중공업은 2014~2015년 각각 60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2년 전 글로벌 불황에 시달리며 24척 수주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2016년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려 LNG선 1척과 원유운반선 6척 등 7척만 수주했다.

대우조선도 2016년 수주가뭄에 시달려 11척 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2015년 31척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2015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 등 원가를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자구계획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최근 매각에 성공한 드릴십 수익도 반영돼 실적이 더욱 향상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대비 차임금이 2749억원 감소하는 등 전체 부채가 6865억원 줄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 283%에서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234%로 개선됐다.

증권가는 대우조선이 당분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의 지난해말 기준 상선부문 수주잔량 중 LNG운반선은 75%”라며 “고마진에 속하는 LNG 운반선을 바탕으로 대우조선은 다른 조선사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이 올해 영업이익률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조선사 평균 영업이익률인 0.8%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박 연구원은 “대우조선은 경쟁사와 비교해 가장 낮은 LNG운반선 건조원가를 갖고 있다”며 “신기술 역시 가장 먼저 적용해 실제 인도한 사례도 있어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최근 강재가격 인상 등 선박 제조원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활동 등으로 지속적으로 이익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오는 29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성립 사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정 사장의 연임을 결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