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소폭 늘었지만 영업 개선 효과는 미미인터넷전문은행 역풍 속 차별화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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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제일, 씨티은행의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두 은행은 모두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늘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야심차게 도입했던 디지털뱅킹 전략은 기대 이하란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730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7%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씨티은행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투자상품 판매수수료 수익 증가와 신용카드 관련 비용 감소 등에 따른 비이자수익 증가 덕분이다.

    이로써 씨티은행의 ROA와 ROE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0.06% 포인트 개선된 0.58%, 0.20% 포인트 개선된 4.45%를 기록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자축할 만하다. 그러나 속내를 들춰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씨티은행이 1분기 거둔 이자이익 증가분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단 3억원에 불과하다. 또 비이자이익이 늘었다고 하지만 증가 규모는 11억원 정도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약 90여개에 달하는 지점을 대거 철수했다. 디지털뱅킹으로 전환을 과감히 선택한 것이다.

    그 결과 점포 폐쇄로 비용효율성은 개선됐을지 몰라도 고객이탈은 뼈아팠다. 실제 고객대출자산은 1년 전보다 3% 감소했다.

    특히 개인대출금은 전년대비 4.4%나 줄었다. 카카오,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으로 대출고객이 대거 이동한 탓도 있지만 점포를 줄인 만큼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지 못한 영향도 있다.

    SC제일은행 역시 씨티은행과 상황은 비슷하다.

    SC제일은행은 2018년 1분기 8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4.3% 감소했다.

    실적이 소폭 하락한 이유는 파생상품 관련 충당금전입액 증가와 지난해 일부 비용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란 해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디지털 바람을 탄 고객 성향을 읽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박종복 은행장이 추진한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를 구조조정 중이다.

    뱅크샵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개선된 소형 점포를 말한다. 일반 지점에 있어야 할 전산장비 없이도 모바일플랫폼을 활용한 업무 처리가 가능해 소규모 인원만 배치됐다.

    뱅크샵은 2015년 도입 초기 큰 인기를 끌었다. 평일 저녁시간대와 주말에도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각 은행마다 새롭게 출시된 모바일뱅킹과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4시간 어디서든 고객들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고객들은 쇼핑을 하면서 SC제일은행 뱅크샵을 찾지 않아도 된 것이다.

    씨티은행 박진회 은행장과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은 비슷한 시기 CEO 자리에 올라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지만 과거에 안주해선 안된다. 금융 환경은 지금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