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차세대 메모리 맞손… 미세공정 등 7년간 협력 이어와SST-M램, NIL 기술 등 과거 공동연구 눈길… "새 협력 탄력 받을 듯"


SK하이닉스가 한·미·일 연합을 통해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서 과거 7년 동안 맺어왔던 협력관계가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이미 7년 전부터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으로 공정미세화 기술분야에서도 공동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절차를 마무리지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전체 인수금액 2조 엔(약 20조 원)중 3950억 엔(약 4조 원)을 투자한다. 

이 중 1290억 엔(약 1조 3000억 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의결권 있는 지분 15%를 보유하게 되고 나머지 2660억 엔(약 2조 7000억 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LP(limited partner·펀드출자자) 형태로 투자하게 된다.

이번 인수건을 마무리 짓게 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011년부터 이어온 도시바와의 협력관계에 이어 지분관계로 엮이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안기기 전부터 도시바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육성해왔다.

당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독주 속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2, 3위였던 두 기업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차세대 메모리로 유력했던 'SST-M램' 공동 개발을 시작으로 공동 생산까지 준비했다.

SST-M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모두 갖는 동시에 10나노급 이하 초미세 공정으로 회로집적이 가능한 메모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후 두 회사는 공동개발에 착수했고 개발 성공 후에는 공동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까지도 염두에 뒀지만 현재까지도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합작사을 세우겠다는 꿈은 결국 이루지 못했다.

3년 전인 2015년에는 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Nano Imprint Lithography) 기술을 개발하는 작업에서 협력했다.

이 기술은 미세화되는 메모리 공정에서 더욱 미세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리소그래피 공정기술로 평가받으며 두 회사의 두번째 협력사업으로 추진됐다.

도시바와 NIL기술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후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은 도시바 팹이 위치한 일본 요코하마를 오가며 공동개발을 진행했다.

기술개발에 수 년이 소요되는 반도체업종의 특성 상 두 회사의 공동개발은 현재까지도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확보하고 전략적 투자자(SI)로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하게 되면 과거부터 진행해온 공동연구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전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저력이 있는 도시바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SK하이닉스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등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에 더불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에 대비하기 위해 SK그룹 특유의 전격적 인수·합병(M&A) 전략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