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상장사 '형지' 사업보고서 이래도 되나… '오류 투성이'

2년간 오류 몰라 버젓이 나둬

김보라 프로필보기 | 2018-05-24 12: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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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중견기업이 핵심 계열사 사업보고서 가운데 일부 항목을 잘못표기했다. 단순 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뻥튀기 의혹을 불러 올 수 있는 사안이다. 매출 1조원에 20여개의 계열사를 전개 중인 패션그룹형지의 이야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사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I&C의 사업보고서에 적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5년 8200만원, 2016년 7300만원에서 지난해 3900만원으로 급감한다. 1년새 특이사항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납득이 어려운 수치다.

2015년
(남자 5200만원, 여자 3000만원)을 살펴보면 각각의 남·여 직원 연봉을 합친 금액을 1인당 평균 급여액으로 잘못표기됐다. 연간급여 총금액에서 직원수를 나눈 값을 1인당 평균 급여액으로 이 계산대로라면 2015년은 8200만원이 아니라 3918만원이 된다.

2016년은 
남·여 직원 각각의 1인 평균 급여액부터 잘못표기 됐다. 연간급여 총금액에서 직원수를 나눈 값 1인당 평균 급여액으로 계산하면 남자 4700만원은 7000만원, 여자 2600만원은 4500만원이 된다. 1인당 평균 급여액도 2016년은 7300만원에서 5491만원로 계산된다.

▲형지I&C 직원 1인평균 급여액ⓒ금융감독원 전사공시시스템



형지의 또다른 상장사인 형지엘리트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5년 4억6655만원, 2016년 3억6457만원으로 게재돼 있다. 

이대로라면 직원들의 연간 급여는 등기임원인 최병오 형지 회장의 보수(2015년 3억1849만원, 2016년 3억2186만원)를 훨씬 웃돈다. 이 역시 
형지I&C 사업보고서처럼 사업부문별(연구·영업·공통부문) 직원의 급여를 합쳤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제대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5년 7689만원, 2016년 6485만원이 된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사업보고서가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형지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공시 수치가 잘못 업로드 됐다"면서 "2015년과 2016년 수치에 남녀 평균 급여액의 평균 값이 공시돼야 하는데 남녀의 합(sum)으로 올라가있다"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사업보고서엔 이 부분을 수정 표기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현재까지는 정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형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계산 착오로 작성할 만큼 영세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기자가 언급하기 전까지 정보공시 오류에 대해 2년동안 알지 못한 점은 실망을 넘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한 관계자는 "
단순 실수로 잘못 입력된 정보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재사항으로 구분되지 않아 제재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다"면서 "상장된 지 몇 년이 됐는데 이런식의 일처리를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사업보고서는 기업이 수행한 업무를 회사의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보고하는 문서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사업여건이나 재정 등 현황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만큼 상장사가 일반에 제공하는 정보들 가운데 가장 믿을만한 자료다.

직원들의 연봉의 잘못기재한 단순 오류에다 법적으로는 잘못이 없어 기업이 느끼는 긴장감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수합병(M&A), 투자 등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이였다면 투자자, 채권단 등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거짓이 진실으로 게재되는 순간 수많은 관련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형지의 안일한 태도로 기본적인 공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불특정 다수의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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