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업체 롱펠로우 지분 인수 등 북미 시장 확대 눈길보유 광구 매장량 가치 상승에 석유개발 투자 환경 우호적
  • ▲ SK이노베이션 미국 오클라호마 광구 모습.ⓒ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미국 오클라호마 광구 모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유가 흐름에도 웃음을 짓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정유사업 약진으로 체력까지 개선되며 투자 여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유가에 자칫 정제마진이 떨어지지 않을까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빴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2분기 들어 급상승 하며 70 달러선을 돌파했다. 

WTI가 70 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무려 40% 가량 오른 가격이다.

유가 급등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합의 효과에 트럼프발 중동 리스크가 불을 지폈다.

미국은 이란에 더욱 강화된 새로운 핵 합의를 요구하며 지난 2015년 이란과 맺은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부문에 대한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어 원유 생산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 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안에 10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의 셰일가스·오일 생산업체들은 활기를 띄고 있다. 셰일가스·오일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 달러로 추산되는데 국제유가가 이를 웃돌면서 생산업체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둘째 주 기준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844기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증가추세를 보였다. 2015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또한 미국산 원유의 수출 물량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향 수출 급증이 눈에 띈다.

지난 5월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 물량은 2500만 배럴로 최고치에 근접한데 이어 7월 물량은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북미 셰일가스에 연이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반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5년 가스전 탐사 참여를 시작으로 미국 석유개발 사업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 초에는 E&P 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며 확장에 나섰다.

2014년 6월에는 SK플리머스(SK Plymouth)를 설립해 미국 오클라호마 주 그랜트 카운티(Grant County)와 가필드 카운티(Garfield County) 생산광구의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자회사 SK E&P 아메리카(SK E&P America)를 통해 미국 셰일 개발업체 롱펠로우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롱펠로우사의 자산은 미국 내 셰일 개발지로 각광 받고 있는 오클라호마 주의 스택(STACK)지역에 위치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장기적으로 그동안 축적한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근 지역으로까지 개발 범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셰일가스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SK이노베이션의 북미 지역 석유개발 사업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광구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 달러까지 상승하면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원유 및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의 가치는 약 4조원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개국 13개 광구에서 약 53억 배럴의 가채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광구 가치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 원유 재고량 감소와 OPEC 감산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