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수준 재무안정성·수익성 갖춰"주택사업 변동성, 주요 모니터링 요소"
  • ▲ '대구국가산단 반도유보라 2차' 견본주택 내. ⓒ반도건설
    ▲ '대구국가산단 반도유보라 2차' 견본주택 내. ⓒ반도건설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반도건설과 호반건설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주택 부문을 바탕으로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성과와 영업성적을 기록한 덕이다. 다만 주택경기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반도건설의 2017년도 결산실적 공시를 검토해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황덕규 나이스신평 실장은 "2015년 이후 우수한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과 진행 중인 주택현장의 분양실적 및 채산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사업 관리능력을 감안하면 분양 및 입주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은 수준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7년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반도건설은 매출 1조9303억원·영업이익 3530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4.9% 증가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주요 28개사 가운데 태영건설 51.4%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83.8% 늘어났다.

    28개사 중 반도건설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곳은 △두산건설 281% △태영건설 265% △KCC건설 104% △한신공영 98.2% 네 곳에 불과했다.

    이 기간 28개사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4.28%·영업이익은 48.5% 늘었다. 28개사는 시평 상위 30곳 가운데 건설업 매출 비중이 낮은 두산중공업과 효성을 제외한 것이다.

    재무건전성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유동비율 303%는 호반건설 479%·부영주택 34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호반건설 19.5% 다음으로 낮은 61.0%를 기록했다.

    이 기간 28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26%이며 부채비율은 145%다. 평균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유동비율과 절반에 불과한 부채비율을 보유한 셈이다.

    아울러 향후 주택경기 수급상황 변동에 따른 분양 위험관리 및 분양 완료된 사업장의 입주리스크에 대한 대응능력을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황덕규 실장은 "반도건설의 분양물량은 2014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온 가운데 최근 완공된 사업장으로부터 잔금수령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1분기 기준 진행 중인 주요 23개 현장의 평균 분양률이 99%를 기록하고 있으며 과거 완공된 주택 현장들을 감안하면 회사의 주택사업 관리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호반건설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변경했다. 호반건설의 상향 조정 사유 역시 반도건설과 같았다.

    권기혁 한신평 실장은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통해 시장 지위가 높아졌으며 그룹 계열사 전반의 재무여력이 제고되면서 계열 관련 재무부담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예정사업 물량과 확대된 재무여력을 고려할 때 영업측면의 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1482억원·영업이익 1652억원의 영업성과를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 2.82%·영업이익 9.25%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매출액은 2010년대 들어 지속 상승세에 있다는 점과 영업이익 역시 2014년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2011년 이후 연간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면서 외형이 확대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평 순위가 2011년 49위에서 2017년 13위로 크게 뛰었다. 호반건설은 2006년 86위로 처음 시평 100대 건설사에 진입했다.

    2014년 이후 주택사업 확대로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 등 계열사에 대해 2015년 말 2359억원을 대여했으며 계열사 차입금에 대해 9395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계열사의 실적 호조와 준공 현장 증가로 관계사 대여금을 전액 회수했으며 관계사 지급보증은 1분기 기준 1596억원으로 축소됐다.

    주요 지원 대상들의 원활한 현금창출에 따라 호반건설의 재무안정성 역시 보강됐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479%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는 업계 평균 126%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부채비율 역시 19.5%에 불과해 평균 145%에 비해 7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비중 확대를 통해 2017년 말 기준 2조3925억원의 착공 계약잔액과 1조4000억원 규모의 재건축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 전체적으로 약 10조원 수준의 예정사업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사업안정성 유지에 필요한 공사물량도 확보하고 있다.

    권기혁 실장은 "향후 예정사업의 분양률이 예상보다 저조해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강화된 재무 여력과 유동성 대응능력을 통해 이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 두 건설사 모두 주택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자체 분양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이 주택경기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다보니 분양경기 변동, 주택사업 전개 방향, 분양대금 회수 조건, 지속적인 개발택지 확보 여부에 따라 실적이 급변하는 셈이다.

    실제로 과잉공급 이슈, 입주물량 급증, 저성장 및 가계부채 등가 등 부정적 거시경제 환경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9·1대책으로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이 중단되고, 2016년 8·25대책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공급마저 줄어드는 등 정부 정책변화에 따른 불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공종별 사업다각화가 미흡한데다 하강 국면에 진입한 주택 경기, 부정적 거시경제 환경 등으로 2018년 이후 실적은 과거에 비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때문에 주택현장의 분양률 및 입주실적, 신규수주 추이 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 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