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금고·지방법원·인천공항 제1청사 연말 계약만료입점 은행 재선정 작업 시작…과당 경쟁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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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서울시금고 쟁탈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은행권이 하반기 제2라운드 준비에 돌입한다.

    구금고를 비롯해 지방법원, 인천공항 제1청사 등 일부 기관들이 올해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은행들의 기관 영업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가 오는 12월 31일 계약 종료를 앞두고 구금고 은행 재선정 작업에 나선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서울 중구다. 중구청은 지난달 16일 현 구금고인 우리은행과의 약정이 오는 12월 31일로 만료됨에 따라 차기 구금고 지정계획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중구의 올해 기준 세입예산은 4600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관리할 금고지기 은행을 선정하는 작업으로, 중구는 이날 오후 3시 설명회를 열고 14일부터 입찰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구금고는 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4년 동안 구의 안살림을 도맡게 된다.

    평가는 총 100점 만점으로 이뤄지며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31점), 구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구민의 이용 편의성(20점), 금고 업무 관리능력(22점), 지역사회 기역 및 구와의 협력사업(9점) 등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서울 중구는 서류심사를 원칙으로 하되 금고 업무 관리능력, 특히 전산시스템 분야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질의·응답을 실시해 은행 역량을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구로구도 지난달 24일 새 금고지정 계획을 공고했다. 오는 5일 설명회를 시작으로 25일 입찰제안서를 받은 뒤 서류심사, 프레젠테이션 및 질의·응답을 통해 하나의 금고지기 은행을 선정한다. 

    이 밖의 자치구들은 오는 13일 지방선거를 치른 뒤 본격적으로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만료일이 올해 12월인 만큼, 적어도 10월까지는 구금고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서울시금고 대전에 참여했던 은행들 역시 예산 규모가 큰 강남구나 강서구를 차지하고자 내부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시금고가 복수 금고를 도입한 가운데 다른 구금고들도 복수 금고 체제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보니 은행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는 10월쯤 은행들의 구금고 유치 작업이 끝나면 숨 고를 새도 없이 지방법원 공탁금 관리 선정이 시작된다.

    대전·청주·천안·충주·공주 등 5개 지방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계약도 오는 12월 31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각 지방법원에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데 대부분 오는 9월이나 늦어도 10월쯤 금고 운영 체제를 확정해 본격적인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통상 법원은 신한은행 텃밭으로 여겨질 만큼, 신한은행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다만, 대전지방법원 등 일부 법원이 복수금고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은행들도 입찰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구금고와 지방법원 경쟁이 끝날 때쯤이면 인천공항 제1청사 입찰 경쟁의 막이 오른다.

    연말 최대어로 꼽히는 인천공항 제1청사 역시 오는 12월 31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말 입점 은행 선정 당시 4년 계약에 3년 연장계약 조건이 포함돼있지만, 수익보다 출혈이 큰 탓에 자리를 포기하는 은행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입찰이 시작된다면 대한민국을 드나드는 관문에 간판을 내건다는 상징성과 홍보 효과를 고려한 은행들이 또다시 입점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먹거리 찾기가 어렵다보니 기관 영업 확보에 올인하는 분위기"라며 "기관·단체영업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은데 경쟁이 가열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