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⑤김정아 이노션 제작1센터장 "다양한 미디어는 초능력 발휘의 무기"

최근 글로벌 광고의 트렌드는 '미디어 융복합'… "새로운 무기 많이 생긴 셈"
앱 개발, 선글라스 제조 등 전통적인 4대 매체 틀 벗어난 다양한 시도 중

김새미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6-08 1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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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이노션 제작1센터장.ⓒ이종현 기자


"이전에 비해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어떤 메시지·아이디어인지에 따라 세상에 미치는 파급력이 다른 엄청난 초능력을 갖고 살게 됐다. 잘 생각해보면 굉장히 훌륭한 무기들을 많이 갖게 된 것이다."

지난 7일 이노션 본사에서 만난 김정아 제작1센터장(전문임원, 45세)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광고환경의 가장 큰 어려움이 미디어의 급변이라면서도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그는 "미디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게 나오고 분화되기 마련"이라며 "가장 본질적인 아이디어에 걸맞는 미디어를 찾는 것이 묘미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 최근 글로벌 광고의 트렌드는 '미디어 융복합'

김 센터장은 최근 글로벌 광고의 트렌드가 '미디어 융복합'이라고 봤다.

그는 "광고업계 전반적으로 미디어의 종류가 굉장히 세분화되고 많아졌는데 다시금 융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양한 미디어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본질에 가까운 아이디어가 뭘까, 어떤 미디어가 가장 효율적일까 등의 문제가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광고업계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라고 꼽았다. 그는 "요즘 미디어의 변화 속도가 예전의 10배는 넘는 것 같다"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라는 큰 화두 속에서 어떻게 변할지 광고업계에서 모두 우왕좌왕하는 시기"라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미디어여서 어느 누구도 전문가가 아닌 시대"라며 "결국 가장 (광고의) 본질을 관통하면서도 (적합한 미디어를) 가장 잘 융합해낼 수 있는 사람이 키를 쥘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고회사 CD들은 그런 걸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최근 이노션은 전통적인 4대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벗어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사이버폭력 백신' 앱을 개발하고, 지난해 6월에는 스마트 드라이빙 선글라스 제조에 뛰어들었다.

광고대행사의 틀을 벗어나 제조업으로 폭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펌프(PUMP, Progressive Startup Motivating Program)’를 시작해 현재 최종 후보로 오른 2개팀의 사업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김 센터장은 "제가 요즘 광고를 만들진 않아요. 광고도 만들어요"라며 말했다. 다양한 시도 가운데 광고도 포함된다는 의미다.

이어 "근래 했던 작업을 보면 짧게는 5분짜리 필름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동화책을 만든 적도 있고, 애들이 물을 잘 먹게 만들려고 물컵을 만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즉, 요즘 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15초짜리 (TV) 광고도 만들지만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그릇에 담겨있는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광고회사에서 만드는 크리에이티브는 4대 매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떤 그릇에 담기는 게 좋을지 판단해서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좀 더 앞서서 브랜딩을 위한 아이디어를 선제안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며 "요즘은 청각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팀원들이 전주에 내려가서 인터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칸 라이언즈, 뉴욕페스티벌, 클리오, 런던국제광고제, 원쇼, Adfest 등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Asia Top CD 20에 선정된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처럼 국제 광고제에 심사위원으로서 참석한 경력이 풍부한 김 센터장이 크리에이티브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을 무엇일까.

그는 "가장 큰 비중을 이루는 것은 광고주의 목적을 이뤘는가"라며 "그 다음으로는 세상에 없던 가치를 내놓은 아이디어인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완성도 있게 표현했는가 등을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어 "심사의 기준은 사실 딱 하나다"라며 "정말 내가 저렇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고 질투가 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광고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이노션 제작1센터장 ⓒ이종현 기자


◆ 이노션은 솔직하고 유연한 조직… "새로운 시도에 대해 열려있는 곳"

김 센터장은 지난 1996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2006년에 이노션으로 적을 옮겼다. 김 센터장이 업계 1위 업체인 제일기획에서 지난 2005년에 설립돼 당시 신생 업체였던 이노션으로 이직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당시에 이노션에서 몇 분을 만났는데 새로 시작하는 이노션의 두근거림과 설렘이 그 사람들에게서 느껴졌다"며 "그 사람들이 '이미 지어진 집에서 사는 것보다 집을 지으면서 살아보는 건 어떻겠냐?'라고 해서 홀딱 마음이 갔다. 정신 차려보니까 짐을 싸고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질상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김 센터장에게 신생 광고회사인 이노션은 매력적인 터전이었다. "집을 같이 짓는 건 꽤 재밌는 일이더라"고 김 센터장은 회고했다.

이노션은 지난 2005년 5월17일 설립됐다. 1973년 설립된 제일기획과 1975년 설립된 오리콤, 1984년 설립된 HS애드에 비하면 한참 늦게 생긴 광고대행사다.

김 센터장은 "회사가 상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좀 더 유연한 편"이라며 "조직 차원에서 회사 스스로의 업의 영역을 규정하는 데 있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패하거나 잘 안 된 케이스에 주눅 들어 새로운 시도를 못하진 않는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시도에 목말라 있는 광고주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바탕으로 훨씬 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노션은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수 있도록 굉장히 애쓰고 있고, 그래서 본인 같은 '투덜이 스머프'도 계속 다닐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첫 입사했을 때 1년 내에 회사를 그만둘 생각으로 해보고 싶은 걸 다 시도해봤다"며 "그러다 연말이 되면 더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1년씩 더 연장되다 보니 어느새 22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광고가 너무 재미있다"며 "여전히 좀 더 다양한 광고주와 만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며 목마른 열정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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