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완화가 급선무

재계, 남북 경제협력 준비 착수… 현대그룹 "다양한 사업 추진 로드맵 검토"

현대그룹 TF팀, 매주 한차례씩 회의 열며 진행 상황 체크
건설 관련 업체들 주가 상승…식품·유통 업체도 북한 진출 가능성 염두

엄주연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6-14 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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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현대엘리베이터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북경협 선도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그룹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들을 포함해 재계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북미 양국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합의함에 따라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 정치적 이슈들이 남아 있어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지만, 앞으로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남북은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에 나설 예정이다. 14일 장성급 군사회담을 시작으로 18일 아시안게임 공동참가를 협의할 체육회담, 22일 8·15 이산가족행사 준비를 위한 적십자회담 등이 진행된다.

재계는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남북 간 이어지는 회담을 통해 기업들의 남북 경협 관련 로드맵이 이전보다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부처와 주요 국책연구기관들도 남북경협팀 등 태스크포스를 구상하거나 검토하면서 준비에 착수한 상황이다.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그룹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달 8일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고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한 심층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현대그룹은 "이번 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고 앞으로 실질적인 남북경제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다양한 사업 추진을 위한 로드맵을 다시 검토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협 관련 세부 정책이 제시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TF 중심으로 차분하게 남북경협 관련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아직 가시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전력·통신·철도·관광 사업 등 북측으로부터 7개 사회간접자본(SOC)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그룹 TF팀은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고 있으며, 그룹에서 대북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아산도 수시로 회의를 열고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 외에도 우선, 일차적인 수혜 업종으로 예상되고 있는 건설, 철강,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공기업들은 대북사업준비팀을 구성했고, 현대건설과 고려시멘트 등 건설 관련 업체들은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식품유통업체들도 경협 북한 진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북방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북방 TF'를 구성했다. 물류업계는 북한 철도 개방에 따른 시베리아횡단철도와의 연계 가능성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남북경협의 본격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북한 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살아있는 한 투자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만 가지고는 민간 기업들의 남북 경협 관련 사업을 당장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우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한다. 기업들이 시간을 두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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