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목요일 10시출근,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집닥 사무실 외부 모습. ⓒ정상윤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집닥 사무실 외부 모습. ⓒ정상윤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300인 이상 사업장)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테리어 중개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 '집닥(zipdoc)'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주 34시간 근무제'를 운영하면서 큰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집닥은 지난 2015년 7월 설립 초기부터 '주 34시간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집닥에 근무하는 70여명의 직원들은 일반적인 출근 시간인 오전 9시 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출근한다. 퇴근 시간은 다른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7시간을 근무하는 것이다.


    게다가 매주 금요일은 오후 5시면 모든 일을 마치고 1시간 조기 퇴근을 한다. 이는 다음달 시행 예정인 '주 52시간제' 보다 무려 18시간이나 짧은 근무시간으로, O2O 업계 내에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O2O 업계에서는 숙박앱 '여기어때' 운영사인 위드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월 '4.5일 근무제'로 불리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처음 적용한 이후 대세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음식주문·배달 O2O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소형가구 이사 O2O 서비스 짐카의 운영사 다섯시삼십분, 인플루언스 마케팅업체 스마트포스팅, 셰어하우스 O2O 우주 등이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보통의 직장인처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지만, 월요일에는 오전 근무 없이 오후 1시에 회사에 나가고 점심식사는 남들보다 30분 긴 1시간 30분간 즐긴다.


    집닥은 여기서 근무시간을 1시간 더 줄였다. '사람이 큰 자산'이라는 박성민 대표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매달 직원 부모의 통장으로 용돈(기혼자 20만원, 미혼자 10만원)도 지급한다. 박 대표는 평소에도 "외부 고객뿐 아니라 내부고객인 직원들도 행복할 수 있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박 대표가 직원들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향상을 위해 힘쓰자 직원들은 실적으로 보답했다.


    집닥은 6월 현재 누적 거래액은 1050억원을 기록 중이다. 2년여 전인 2016년 5월 21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0배나 된다. 지난해 5월말(228억원)보다도 5배 정도 성장했다. 월 거래액도 지난 5월 기준 9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는 당초 목표치인 100억원을 훌쩍 넘어 1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반기에만 지난해 달성한 매출 4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성장세를 등에 업고 집닥은 투자 유치도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빅뱅엔젤스로부터 4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캡스톤과 서울투자파트너스로부터 11억원을, 지난해 8월에는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KDB산업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다.


    현재는 또한번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시리즈B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금을 투자받는 단계를 말한다.


    박성민 대표는 "직원들의 워라밸 향상을 위해 '주 34시간제'를 도입했다"며 "직원들이 퇴근하고 개인 혹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