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렌터카 시장, 캐피탈사 비중 25% 차지렌터카업계, 자금조달에서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
  • ▲ 롯데렌탈 오토옥션. ⓒ롯데렌탈
    ▲ 롯데렌탈 오토옥션. ⓒ롯데렌탈
    최근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체가 렌터카 시장에 적극 진출하면서 렌터카 업계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상위 렌터카 업체들까지 캐피탈사 등의 시장 진입으로 수익성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서울시자동차대여조합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렌터카 등록대수는 연평균 약 20%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렌터카 업체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약 76만대로 2012년 말(32만5334대)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렌터카 시장의 양적성장에도 렌터카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평균 12%에서 2016년 7%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상황은 더 안 좋다"며 "대부분의 렌터카 업체들 사정이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현재 국내 렌터카 시장은 롯데렌탈이 올 3월 기준 점유율 24.3%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고, SK렌터카(12.0%), AJ렌터카(10.4%)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업계 4위는 현대캐피탈(8.2%)로 렌터카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렌터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에는 캐피탈사들의 렌터카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된 탓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렌터카 업계 상위 15개 안에 8개 캐피탈사가 진입했으며, 규모는 전체 렌터카 중 2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가 올 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제이비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 오릭스캐피탈코리아㈜, 신한카드㈜, 케이비캐피탈㈜ 등 6개 캐피탈사가 보유한 렌터카는 2014년 5만9238대(17.5%)에서 지난해 14만8025대(25%)로 급증했다.

    렌터카 업계는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캐피탈사와의 경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자금을 대여하는 여신전문금융사들과 대출받는 렌터카 사업자들이 동일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렌터카업체는 보통 여신전문금융사들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아 차량을 운영한다.

    렌터카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렌터카 사업자들은 자동차 구매에 있어 자금조달을 할 경우, 여신전문금융사를 통해 6~8%대의 금리로 돈을 빌리는 반면 여신전문금융사들은 본인들에게 2%대의 금리를 적용한다. 렌터카 사업자들이 자금조달 비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업계 상위 렌터카 업체들까지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 상황에서 중소 렌터카 사업자들의 어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막강한 자본과 인력을 보유한 금융대기업 계열사들과 경쟁할 경우, 자연적으로 시장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업종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정한 '부수업무' 조항을 근거로 렌터카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부수업무를 '소유하고 있는 인력·자산·설비를 활용하는 업무'라고 규정하고,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통해 리스대상 물건에 대한 렌털업을 허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신전문금융법이 부수업무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가 정해져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제재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때문에 부수업무의 허용범위를 축소시키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렌터카연합회 관계자는 "운수업인 렌터카사업과 금융업인 자동차리스업은 법적 성질과 적용 법규가 엄연히 구분된다"면서 "여신전문금융사에게 무분별하게 부수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경제력 집중심화 현상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