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철강‧정유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 높아수출에는 호조…여행‧항공업 등도 위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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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재차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이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상장사들도 비상이 걸릴 조짐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 추가 인상했다. 또 올해 총 금리상승 횟수도 기존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했다.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달러 환율도 크게 올랐다. 금리가 인상되면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자금이 감소,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109.1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7개월 만에 1100원 선을 넘어서며 ‘고환율’ 상황에 들었다.

    이에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 및 환율 상승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할 수 있어 여행사, 항공사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되는 업종은 반도체, 정유, 철강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분야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경우 동시에 수출 중심으로 수익을 내고 있어 환율상승의 반사이익 또한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종합적으로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여파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가 대두되면서 철강 등 수출업종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상존하는 상황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목’이 기대됐던 항공, 여행사 등도 고환율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18일 6.17% 내렸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한 후 18일에도 원화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향후 환율의 변동을 살펴봐야 할 것이나 현재까지로서는 주가 하락이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국 수요는 원화가치 변화에 민감하다”면서 “단 원화 가치가 현수준에서 급격한 추가 하락만 없다면 출국수요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를 과도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로화가 더 이상 강세를 보이지 않고 약세 전환해 유로존의 수출을 끌어올리며 미국의 소비 증가세가 교역 파트너들의 수출물량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과 비(非) 미국의 경기차, 물가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달러화의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는 증거”라며 “결론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보일 수 있으나 추세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