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의약품-바이오의약품 개발 노하우 풍부최상위 제약사 파트너십 이례적… 사회적 역할 주목
  •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왼쪽)과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희귀의약품 연구개발 협력 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C녹십자
    ▲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왼쪽)과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희귀의약품 연구개발 협력 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C녹십자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상위제약사가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바이오벤처 업체와 손잡고 신약 후보물질 공동개발에 나서는 사례는 자주 있어왔다.

    하지만 상위제약사간, 특히 업계 1, 2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함께 신약개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 양사간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고셔병 치료제 개발을 우선으로 하는 희귀질환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합성의약품 개발 분야 선두업체인 유한양행과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을 가진 GC녹십자가 각자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뇌 증상에 대한 효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공동으로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국내 환자 수는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에 불과하다. 

    양사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로,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해 협력 범위가 커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봐도 극히 드물던 거대 다국적제약사끼리의 공동 연구개발 사례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더 좋은 약 개발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협력하는 분야가 희귀질환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희귀질환은 환자수가 적고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질환이 많아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된 약제는 235개, 개발단계 희귀질환치료제는 17개 승인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희귀질환 치료제 대부분은 초고가의 약제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제의 개발이 극소수의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제약사들로서는 사회적책임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공동개발은 업계 최상위기업간으로서의 선도적인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상위제약사간 협업의 범위가 확대될지도 관심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