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광고상 다수 수상… "좋은 광고란 광고 목적에 충실한 광고"광고제작에는 포괄적 리더십 필요… 광고현장서 카리스마로 유명
  • 윤성아 SM C&C ECD ⓒ정상윤 기자
    ▲ 윤성아 SM C&C ECD ⓒ정상윤 기자

    "광고에 있어서 크리에이티브는 광고의 목적을 이뤄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SM C&C 광고사업부문 사무실에서 만난 윤성아 ECD(제작전문임원, 47세)는 이렇게 말했다.

    윤 ECD는 지난 2004년부터 매해 LG생활건강 ‘The History of 후’ 캠페인과 SK텔레콤 기업PR 캠페인 등으로 대한민국 광고대상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2년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대상, 2013~2014년 TV부문 좋은 광고상, 지난해 신문 부문 좋은 광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처럼 좋은 광고상을 다수 수상한 인물답게 윤 ECD는 좋은 광고에 대한 철학이 뚜렷했다.

    그는 "좋은 광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게 정답이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광고는 합목적적인 광고"라고 말문을 열었다.

    광고의 목적이 제품 판매라면 제품이 잘 팔리는 광고, 이미지 개선이 목적이라면 이미지를 높이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는 얘기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재미일지, 감동일지는 차후의 문제라는 것. 광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는 가장 효율·효과적인 수단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윤 ECD는 "오늘의 크리에이티브와 내일의 크리에이티브는 다를 수 있다"며 "아이디어가 기발한 것만 아니라 매우 전략적인 크리에이티브도 있을 수 있다"고 첨언했다.

    그는 "사실 좋은 광고가 합목적적인 광고여야 한다는 것은 13년 전에 칸에 가서 들은 얘기"라고 귀띔했다.

    윤 ECD는 지난 16일 13년 만에 칸 라이언즈 광고제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다. 그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광고의 레드불을 만나러 가는 것 같다"고 기대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개최한 '칸 라이언즈 2018'은 세계적인 광고제로 22일까지 5일간 프랑스 해변 도시 칸에서 펼쳐진다. 한국에서는 수상작을 모아 오는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칸 라이언즈 인 서울'이 진행될 예정이다.

  • 윤성아 SM C&C ECD ⓒ정상윤 기자
    ▲ 윤성아 SM C&C ECD ⓒ정상윤 기자

    ◆ 광고 제작이라는 오케스트라에는 포괄적 리더십이 필요

    지난 1993년 오리콤에 입사하면서 광고계에 입문한 윤 ECD는 금강기획, BBDO를 거쳐 광고를 그만둘 생각으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따기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났다. 경영학 석사 과정을 졸업한 그는 광고계로 돌아와 웰콤, TBWA코리아를 거쳐 현재 SM C&C의 전신인 SK마케팅앤컴퍼니에 둥지를 틀었다.

    윤 ECD는 "20대에 광고회사 다니는 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광고를 그만두려고 해외로 공부하러 나가서 석사를 받았는데 광고가 다시 하고 싶어졌다"며 "경영학은 나같이 우뇌형 사람이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MBA를 괜히 했다고 후회한 적도 있지만, MBA를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측면뿐 아니라 전략적인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광고주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면도 있다고 자평했다.

    윤 ECD는 인터뷰 내내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광고업계에서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현장에서의 강력한 카리스마 덕분에 여군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다.

    윤 ECD는 "광고 제작은 혼자서 하는 작업들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포괄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광고업계에는 개성 강한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협업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광고업계에는 텍스트적인 인간들과 비주얼적인 인간들이 있고 밖에는 감독, PD 등 아티스트 수준에 가까운 사람들과 조명, 촬영, 미술감독 등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 등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한다"며 "이들과의 화학작용이 깊이 우러나도록 하는 공손하면서도 단호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ECD는 한우의 힘도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했다. 그는 "매년 추석하고 설에 저와 함께 일하는 감독, PD, 조감독, 녹음실, 편집실, 2D실, 오디오 PD 등에게 한우 갈비를 사비로 보내고 있다"며 "한우의 힘으로 20년 넘게 버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윤 ECD와 오랜 기간 함께 일한 사람들인 만큼,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것.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이 회사에 왔을 때 제 팀을 다 데려왔는데 10년간 저와 팀을 위해서 함께 울고 웃고 고생했다"며 "팀원들에게 은혜를 갚고 조용히 명예롭게, 아름답게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까지는 좋은 캠페인을 만들어야죠"라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