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또 판매 중단…유상증자 '산 넘어 산'아파트담보대출 등 신규 서비스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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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금 5000억원을 간신히 마련한 케이뱅크의 갈증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대출 수요와 함께 아파트담보대출 등 신규 사업을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케이뱅크는 내달 12일 5000억원의 자본금을 갖추게 된다.

    이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를 의결한 후 9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증자다. 당초 지난해 말 2차 증자를 계획했지만, 20개 주주사의 의견 충돌과 일부 주주사 불참 등의 이유로 연기되면서 대출 영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초반 5000억원 규모로 목표한 증자 금액도 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1500억원까지 축소됐다.

    현재로써는 최소한의 유상증자가 이뤄져 급한 불은 커버할 수 있게 됐지만, 주기적으로 신규 대출이 중단되는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에도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중단했다. 슬림K 신용대출, 일반가계신용대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직장인K 신용대출, 미니K 간편대출 등 취급 중인 신용대출 상품 5개 모두 판매를 잠시 멈췄다.

    지난해에는 출범 3개월 만에 초반 대출 목표치를 넘어설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자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규모는 1조5300억원, 여신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고객 수는 75만명에 이른다. 여신 규모의 경우 지난해 목표 대비 200%를 웃도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일시중단이 유상증자 확정 전에 선제적으로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올해 출격을 앞둔 신규 사업부터 외형 확대까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3분기 계좌 간편결제, 4분기 법인뱅킹 등 은행업 확대를 위한 서비스 출시를 줄줄이 예고한 바 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증자 확정 후 출시될 가능성이 큰데, 신용대출 상품도 번번이 판매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아파트담보대출까지 취급할 경우 대출 여력은 더욱 커져야 하지만 자본 확충은 난항 속이다. 

    최근 케이뱅크는 유상증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DGB금융지주에 주주참여를 제안했지만, DGB금융은 결정 여부를 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처럼 금융주력사를 대주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안정적인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서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주주사가 20곳인데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형사가 많아 자본 확충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처럼 자본금을 1조원까지 늘려야 상품 판매가 중단되는 일 없이 정상적으로 은행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