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그룹 법무팀 이끌며 LS-GS 계열분리 및 지주사 전환 작업 경험도
  • ▲ 구광모 ㈜LG 사내이사(좌)와 김상헌 ㈜LG 사외이사(우)
    ▲ 구광모 ㈜LG 사내이사(좌)와 김상헌 ㈜LG 사외이사(우)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LG 사외이사에 선임되며 11년 만에 LG그룹으로 돌아왔다. 과거 LG그룹 구조조정본부와 법무팀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했던 김 전 대표가 그룹 지주사 전환은 물론이고 2000년대 초반 범LG그룹의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구광모 체제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의결했다. 김 전 대표는 사외이사에 선임됨과 동시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역할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이날 ㈜LG는 타계한 구본무 회장의 장남이자 LG가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구광모 체제를 시작했다.

    구 상무가 LG그룹을 새롭게 이끌게 됐지만 예상치 못했던 부친의 타계로 승계 작업은 여전히 마무리 되지 못하고 진행 중이다. 새로 출범한 구광모호가 초반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이슈는 구 회장의 공백을 채워 LG그룹을 이끌던 숙부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다. 시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LG그룹의 전통에 따라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는 정해진 수순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구 부회장이 어떤 방식의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지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어떤 회사를 분리해 독립할 것인지에 재계의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이노텍 등 거의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분리대상으로 거론되고 LG전자 사업 일부를 떼낼 가능성도 언급된다. 구 부회장이 아예 외부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확률도 있다.

    어느 경우에서건 새출발하는 LG그룹이 잡음없이 계열분리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 선임된 김상헌 이사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이사가 과거 1996년부터 LG그룹에서 법무를 담당하며 그룹의 굵직한 이슈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

    우선 김 이사는 200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범LG가의 계열분리 작업에 법무 자문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LG그룹은 1992년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를 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LIG그룹, 2000년 아워홈, 2003년 LS그룹, 2004년 GS그룹과 2006년 LF그룹 등을 계열분리했다. 1996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그룹에 입사한 김 이사는 사실상 희성그룹 계열분리를 제외하곤 모든 계열분리 작업에 참여한 셈이다.

    그 중에서도 김 이사가 LG 법무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이뤄진 GS그룹 계열분리는 이번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작업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법조인 출신인 김 이사가 안정적인 계열분리를 위한 법적, 절차적 문제 해결에 중점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구광모 체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김 이사 과거 재직시절 LG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었다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구 부회장 계열분리에 이어 구광모 상무 중심 지배구조 체제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데 김 이사가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네이버 대표를 맡으며 IT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김 이사의 경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김 이사는 네이버 대표 재직 당시 모바일 시장 진출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며 회사의 성장을 주도했다.

    이날 열린 ㈜LG 임시주총에서도 김 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LG에 필요한 인물'이라는 평가로 김 이사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