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그룹 법무팀 이끌며 LS-GS 계열분리 및 지주사 전환 작업 경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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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LG 사외이사에 선임되며 11년 만에 LG그룹으로 돌아왔다. 과거 LG그룹 구조조정본부와 법무팀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했던 김 전 대표가 그룹 지주사 전환은 물론이고 2000년대 초반 범LG그룹의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구광모 체제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의결했다. 김 전 대표는 사외이사에 선임됨과 동시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역할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이날 ㈜LG는 타계한 구본무 회장의 장남이자 LG가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구광모 체제를 시작했다.구 상무가 LG그룹을 새롭게 이끌게 됐지만 예상치 못했던 부친의 타계로 승계 작업은 여전히 마무리 되지 못하고 진행 중이다. 새로 출범한 구광모호가 초반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주목되는 이슈는 구 회장의 공백을 채워 LG그룹을 이끌던 숙부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다. 시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LG그룹의 전통에 따라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는 정해진 수순으로 예상된다.문제는 구 부회장이 어떤 방식의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지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어떤 회사를 분리해 독립할 것인지에 재계의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이노텍 등 거의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분리대상으로 거론되고 LG전자 사업 일부를 떼낼 가능성도 언급된다. 구 부회장이 아예 외부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확률도 있다.어느 경우에서건 새출발하는 LG그룹이 잡음없이 계열분리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이 과정에서 새로 선임된 김상헌 이사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이사가 과거 1996년부터 LG그룹에서 법무를 담당하며 그룹의 굵직한 이슈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우선 김 이사는 200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범LG가의 계열분리 작업에 법무 자문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LG그룹은 1992년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를 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LIG그룹, 2000년 아워홈, 2003년 LS그룹, 2004년 GS그룹과 2006년 LF그룹 등을 계열분리했다. 1996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그룹에 입사한 김 이사는 사실상 희성그룹 계열분리를 제외하곤 모든 계열분리 작업에 참여한 셈이다.그 중에서도 김 이사가 LG 법무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이뤄진 GS그룹 계열분리는 이번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작업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법조인 출신인 김 이사가 안정적인 계열분리를 위한 법적, 절차적 문제 해결에 중점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구광모 체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또 김 이사 과거 재직시절 LG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었다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구 부회장 계열분리에 이어 구광모 상무 중심 지배구조 체제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데 김 이사가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LG그룹은 네이버 대표를 맡으며 IT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김 이사의 경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김 이사는 네이버 대표 재직 당시 모바일 시장 진출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며 회사의 성장을 주도했다.이날 열린 ㈜LG 임시주총에서도 김 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LG에 필요한 인물'이라는 평가로 김 이사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