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사회 열고 대표이사 '회장' 선임 구본무 회장 이어 LG그룹 총수 등극… '5단계' 파격 승진 눈길기존 사업 안정 및 4차 사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발굴 총력
  •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LG그룹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LG그룹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 대표이사 회장에 신규 선임되며 오너 4세 경영의 첫 발을 본격적으로 내딛었다. 

    구광모 회장은 현재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인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며 지주회사 경영현안들을 챙겨나가가는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故)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었던 구본준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할 예정이다.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ID사업부장(상무)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에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신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구광모 신임 회장은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었던 자리를 이어받아 책임경영에 나서게 됐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의 회장 선임과 관련 파격적인 조치라는 반응이다. 

    구 회장이 40대의 젊은 나이인데다 보수적인 LG그룹 문화와 재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무려 5단계나 뛰어넘은 초고속 승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구 회장의 직급과 관련 사장 혹은 부회장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회장직이 공석이었고 장기적으로 인재 육성, 신사업 등 전반적인 그룹 경영 활동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은 전문경영인 6명이 모두 부회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고체계상 회장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책임경영'을 한다는 취지에서도 바로 회장직을 받는 데에 큰 무리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LG 측은 "회장직이 공석인데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승진이 이뤄졌다"며 "장기적인 관섬에서 봤을 때도 회장직을 승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고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해 경영수업을 받는 등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다. 특히 경영훈련 과정을 착실히 수행하며 4세 경영인으로서 역량을 쌓아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한 이후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과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및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아 왔다.

    3년 전인 2015년에는 (주)LG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생활을 시작했고 LG그룹의 주력사업과 미래사업 개발에 주력했다.

    올해부터는 LG전자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은 LG그룹을 이끌게 된 만큼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당장 구 회장은 기존의 사업 경영 안정화는 물론 신정장 동력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MC사업부의 수장을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지만 스마트폰 시장 정체 및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실적 반전이 쉽지 않다.

    또한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업체들의 굴기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전망 역시 여전히 먹구름이다.

    이와 함께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해 온 LG화학 역시 유가 상승 및 경쟁 심화로 미래를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지속적인 고부가 제품 전환 노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로봇, 자동차 전장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도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하현회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의 보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 경영자로서 미래준비, 인재투자, 정도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날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하게 된다. 이후 구본준 부회장은 선대들과 마찬가지로 계열 분리 작업을 통해 별도 사업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며, CEO와 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을 발굴∙육성, 지원하는 한편 정도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