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현장중심 경영수업에 매진4차 산업혁명시대 이끌 젊은 경영인으로 주목...미래성장동력 발굴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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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이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임원 승진 3년 만에 부친의 뒤를 이어 LG그룹 회장에 오르는 파격 인사를 행했다. 

    전자, 화학, 통신 등 3대 사업을 축으로 그룹을 성장시킨 아버지에 이어 40대 젊은 피인 신임 구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향후 그룹의 30년을 좌우할 골든타임을 이끈다.

    LG그룹은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했고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구 상무를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LG는 현재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인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신임 구 회장은 지난 2006년 LG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온지 12년 만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1978년 생으로 올해 41세인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뉴저지법인과 HE(Home Entertainment)사업부를 거친 구 회장은 ㈜LG 시너지팀으로 옮겨오며 처음으로 임원자리에 올랐다. 입사한지 9년 만이었다. 올해부터는 LG전자로 다시 옮겨와 성장사업 중 하나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를 이끌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뿌리 깊은 유교적 가풍으로 일찌감치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구 회장은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이후 묵묵히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다고 평가된다.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다각도 지원도 구 회장이 가문의 후계자로 자리잡는데 큰 도움을 줬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때부터 강조된 '현장중심 경영'이념에 충실하며 후계자 과정을 거쳤다. LG전자 근무시절에는 가전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공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최근까지도 ID사업부장을 맡으며 전세계 사이니지 디스플레이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발로 뛰는 후계자'의 면모를 보였다.

    구 회장이 임원자리에 오른 이후 특히 주력했던 분야는 다름 아닌 신사업이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LG그룹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향후 20~30년을 결정지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구 회장이 젊은 경영자로서 중심 역할을 하며 그룹 부회장단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구 회장은 과거 ㈜LG에서 시너지팀이라는 조직에 속해있으면서 계열사별 현황을 두루 살필 수 있었다. 이때 특히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자동차 부품사업 등 신사업이 추진되며 본격적인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앞장섰다는 분석이다.

    이후에는 LG전자의 B2B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집중했고 향후에도 구 회장이 집중적으로 육성할 분야 중 하나가 B2B사업이다. LG전자 외에도 각 계열사별로 B2B시장 공략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의 성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는 않지만 오너 일가라는 점을 주변에서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소탈하고 겸손한 인물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찌감치부터 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낙점된 까닭에 책임감이나 리더십이 남다르다는 평도 나온다.

    40세를 갓 넘긴 구 회장이 회장 직함을 얻는 동시에 그룹을 이끌게 된 것은 재계에선 다소 파격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회장 선임에 앞서 그룹이 당면한 과제들이 많아 향후 구 회장의 경영행보에 눈과 귀가 쏠릴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