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경영' 본격화… "경영능력 시험대, 전문경영인 공조 절실"하현회, 조성진, 박진수 등 '체제 안정화' 중추적 역할 수행 나설 듯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만 40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오르면서 구 회장의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될 그룹 내 '6인 부회장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 회장이 임원 승진 3년 만에 재계 4위 LG그룹을 이끌게 된 만큼 4세 경영체제를 무사히 안착시키기 위해선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 6명과의 공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구 회장이 오랜 실무경험을 보유한 6인 부회장단의 보좌를 받아 대내외적으로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과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과 이사회를 개최,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지 41일만에 국내 재계 서열 4위이자, 자산 규모 123조원의 LG그룹을 이끌어 나갈 4세대 총수로 등극한 것.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때부터 강조된 '현장중심 경영' 이념에 충실하며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CEO(최고경영자)로서 경영능력과 성과를 검증받지 못했다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일부 계열사들의 활로 모색을 비롯 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미래먹거리 발굴 등의 과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재계의 관심은 그룹 내 6인 부회장단의 역할론에 쏠리는 모습이다.

    하현회 ㈜LG 부회장을 비롯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의 전문경영인들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걸출한 성과를 인정받아 전원 유임되는 등 각자가 상당한 관록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6명 모두 60대 임원으로 그간 현장경험을 통해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구 회장이 경영 첫 발을 내딛는데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실질적 성과를 통해 경영 리더십에 대한 일부 우려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불식시키기 위해선 6인 부회장단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구 회장의 '경영멘토'로 불리는 하현회 ㈜LG 부회장이다. 하 부회장은 ㈜LG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서 전문적 경영능력을 입증한 대표 인사로 꼽힌다. 고(故) 구본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며 총수 일가와 관련된 이슈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온 만큼 구 회장 체제 안착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살림을 총괄했던 구본준 ㈜LG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 부회장이 주재해온 LG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맡는 등 그룹 내 주요 업무 권한 위임에 따라 당분간 경영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이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역시 구 회장이 경영 성과를 내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전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는 조 부회장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LG전자가 그룹 매출의 상당부분을 기여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지목되는 등 전문경영인으로서 수완을 펼쳐 보이며 사업분야 전반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구 회장이 LG전자 B2B사업본부에서 근무했던 경험에 비출 때 조 부회장과의 호흡을 통해 빠른 경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구 회장의 인사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그룹 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내린 결정일 것"이라며 "이제는 구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얼마나 빨리 안정화될 것인지가 관건으로 기존 6인 부회장단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LG를 구축하는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