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사표 낸 계열사 임원 30여명 물갈이 여부 '관심'김 회장 직접 인사시스템 개선…非 박인규 라인 뜨나
  • ▲ 김태오 DGB금융 회장. ⓒDGB금융지주
    ▲ 김태오 DGB금융 회장. ⓒDGB금융지주
    새 수장을 맞이한 DGB금융지주에 인적 쇄신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변화가 적은 하반기 정기인사 시즌이지만, 특수 상황에 닥친 DGB금융지주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이번 주 내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임원 선임 및 체계 정비에 나선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의 포인트는 전 계열사 임원급 인물의 물갈이 여부다.

    앞서 DG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및 부사장과 대구은행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면서 김태오 회장의 인적 쇄신에 신호탄을 쐈다.

    임원 30여명이 자발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일부 재신임 가능성과 더불어 최소 절반 이상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전날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인적 쇄신에 더욱 힘이 실렸다.

    김경룡 내정자는 지난 5월 말 은행장으로 내정된 뒤 채용비리 논란으로 한달여 간 선임 절차가 연기되는 쓴맛을 봤다.

    하지만 검찰이 채용비리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취임 절차가 진행될 듯 보였지만, 조직 안팍에서 압박을 받아온 김 내정자의 결정은 자진사퇴였다.

    업계에서는 김경룡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계기로 박인규 전 회장 라인이 소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박 전 회장과 동문으로, 줄곧 지역사회와 노조의 반발을 받아왔다. 

    채용비리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수장으로서의 표면적 결격사유가 해소됐다고 해도 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대구은행 일련의 사태에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김태오 회장의 조직 변화와 인적 쇄신 기조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다분하다.

    이처럼 DGB금융에 고강도 인적 쇄신이 가동되는 것은 김태오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직접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예비 임원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투명한 방식과 공정한 기회의 임원 선임을 위한 핵심 인재 육성 절차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심사를 거쳐 그룹임원인사위원회 절차에 따라 예비 임원 선임이 진행된다.

    최근 진행된 임원 공모에는 80여명이 지원했으며,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인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에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가 걸림돌이었는데, DGB사태에 연관이 있던 임원들이 모두 물러남에 따라 인수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4개월째 박명흠 직무대행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데, CEO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조직원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은행 일반 직원 정기인사는 이달 말 단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