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보유 규제 완화 법안 일 년째 '답보'주주사 증자 '난항'…실적에 악영향 미쳐카뱅보다 상황 심각한 케뱅 영업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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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금융권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나란히 1주년을 맞이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흥행 성적은 성공적이었으나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과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2호로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오는 27일 첫 돌을 맞는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는 지난 4월 3일 돌잔치를 끝냈다.

    제1금융권에 25년 만의 새로운 은행이 탄생하면서 새 시대를 여는 듯했지만, 1년째 은산분리 장벽에 부딪혀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비금융주력자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10% 이하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로 주주들의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규 사업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답보 상태로 논란만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58% 지분율을 가진 최대주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중심으로 9개의 주주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케이뱅크 주주사는 20개로 훨씬 많다.

    복잡한 주주사 구성은 의견 수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사인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한화생명, GS리테일, KG이니시스 외에는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형사가 대부분이다.

    이에 카카오뱅크 자본력은 케이뱅크보다 나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1조3000억원을 갖췄다.

    반면 케이뱅크는 나날이 어려워지는 유상증자로 대출 상품 판매를 연달아 중단했고, 신규 사업까지 발을 뻗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아파트담보대출, 계좌 간편결제, 법인뱅킹 등 은행업 확대를 위한 서비스 출시를 줄줄이 예고했지만 암초에 부딪혔다.

    케이뱅크는 최근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오는 12일 주금 납입 후 5000억원의 자본금을 갖추게 된다. 당초 지난해 말 2차 증자를 계획했지만, 주주 의견 충돌과 불참 등의 이유로 연기됐다. 

    이번 유상증자가 1차 증자를 의결한 후 9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점과 증자 규모가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자본금 확대는 더 큰 난항이 예상된다.

    자본력은 실적과 직결된다. 두 은행 모두 출범 이후 줄곧 적자 상태지만, 개선 추세에는 차이를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 당기순손실은 188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억원 악화된 반면 카카오뱅크는 80억9100만원에서 53억3400만원으로 순손실 규모가 축소됐다.

    현재 가까스로 유상증자 문턱을 넘기고 있다고 해도 추가 자본 확충의 발판인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은행업 영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카카오뱅크처럼 금융주력사를 대주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검토 중지만, 이마저도 난항이다.

    업계에서는 대형은행과 살벌한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사업과 차별화된 서비스는 필수적인데, 인터넷전문은행의 매력 포인트인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수수료 우대 정책에도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은 있다. 금산분리를 강조해오던 정부와 여당 중심으로 핀테크 활성화 방안으로 인터넷전문은행 규제를 완화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

    여기에 더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발목을 잡던 케이뱅크의 특혜 인가 의혹도 최근 일단락됐다.

    업계에서는 1년째 계류 중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