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 기반 '사상 최대 실적' 예고 불구 속앓이 이어져中, 반도체 굴기 인재 흡수 '블랙홀' 이어 美, 파격조건 제시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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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들에게 성과급 100%를 지급하면서도 인재유출에 대한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면서 성과급 비율을 두고 눈치작전도 벌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모든 직원에게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생산성 장려금(PI)을 지급한다. 올 초 연봉의 50%를 초과이익 분배금(PS)으로 지급한 데 이은 두번째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연중 1회의 PS와 2회의 PI를 임직원에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나흘 앞선 지난 6일 사업부별로 목표달성 장려금(TAI)을 지급했다. TAI는 매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번씩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반도체 사업부는 이번에 TAI지급률 최대치인 월 기본급의 100%를 받았다.

    두 회사가 이처럼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는 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경기 호황 영향이 크다.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11조 5500억 원의 반도체 영업이익에 이어 2분기에도 12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2분기에만 5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 신기록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최근 들어서는 성과급이 단순히 초과 이익을 공유하는 차원만은 아니다. 몇 년 새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인재를 붙잡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하는데 오히려 무게가 실리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과급 비중을 결정하는데 보다 신중해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반도체 인재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입사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 빼내기에 혈안이다. 그 중에서도 최정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인재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마이크론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업체들을 바짝 뒤쫓고 있는 미국도 국내 반도체 인재들에게 항상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인력 뿐만 아니라 당장 양사 간의 인력 유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업계 1등인 삼성전자로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도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서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처우 수준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노조가 있는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규모를 결정하면 삼성전자가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뒤를 잇는 수순"이라며 "호황기에 직원들이 처우를 기준으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고 중국이나 미국업체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도 많아져 성과급 비율도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