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성장률 3%… 전년比 3분의 1 수준 그쳐스마트폰 부진 채울 성장동력 관심 집중… 분기 매출 1조 기대감'TV-에어컨' 등 가전 비중 낮추고 'B2B' 등 신사업 비중 확대 절실
  • LG전자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선방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성장률에서는 예년 수준을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의 3분의 1인 3% 성장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LG전자의 지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연결기준)은 15조 1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15조 1230억 원으로 2분기보다 1% 가량 컸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성장률은 3%대로 2분기와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LG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에서 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자업종의 특성상 상반기보다는 연말 세일 등의 이벤트가 많은 하반기 매출 규모와 성장률이 크긴 하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 성장률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4조 6570억 원, 14조 5510억 원을 기록한 LG전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9.7%, 8%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 증가율은 9%에 가까웠으니 올해는 이에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LG전자의 매출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데는 아무래도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 크다. MC사업부문은 올 상반기에 매출 5000억 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며 5500억 원을 넘긴 지난해 상반기보다도 10% 이상 감소한 수치로 매출 성장에 걸림돌로 여겨진다.

    매출 성장이 정체되는 것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동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 LG전자도 현재는 매출 공백을 TV와 에어컨 등 가전으로 채우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VC와 B2B 등 신사업으로 메꿔 과도기를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VC사업은 LG전자가 미래성장동력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VC사업부를 만든 2013년 이후 일시적인 흑자를 낸 것 외에는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는 VC사업부문이 분기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LG전자의 매출 성장세를 이끌어갈 수 있는 모멘텀으로 기대된다. 매 분기 8000억 원대 매출을 내며 제자리걸음을 해왔던 VC사업부가 3분기부터는 신제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4분기에는 분기 매출 1조 원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를 통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수한 차량용 조명업체 ZKW의 실적이 더해져 미래사업의 실적 기여도를 점차 높일 거란 예상이다. ZKW는 인수 직전 해인 지난해 1조 6500억 원 매출을 기록했고 1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안정적 회사다. 내년부터 LG전자 실적에 ZKW의 실적이 더해져 VC사업부와 함께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VC사업부의 수주 현황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될 수 있을 정도로 사업 비중이 커질 것"이라며 "현재는 이 같은 사업 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도기로 부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