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등락폭, 中 의존도 높은 면세·관광 업계에 직격탄… 장기적 여파는 우려

[美中 무역전쟁] '환율전쟁' 될까 노심초사

환율 급등세… 1200원선 무너질까 불안 고조
"단기적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타격 클 것"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7-12 17: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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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두 나라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중 간 보복관세 폭탄이 국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자, 기계 부품 등 국내 기업이 중간에 수출하는 중간재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화장품 및 유통업계와 면세·관광 업계는 단기적으로 직접적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 중국 내수 경기 악화로 인한 2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을 바라보는 불안한 유통가의 분위기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관광업계과 면세업계는 이로 인한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직접적인 타격이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환율전쟁'으로 번지게 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며 113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7일(1131.9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이처럼 크게 출렁이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여행객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아웃바운드 시장은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여행상품 비용은 물론 유류세나 항공료, 해외 호텔 숙박비, 해외 여행 경비 등이 모두 환율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여행가는게 당연히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며 "물론 아직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환율이 1200원 이상 솟구칠 경우에는 직접적 여행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는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당시 직접적 여파를 받았던 상황을 떠올렸다.

다른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당시 환율이 1500, 1600원까지 솟구치면서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단기적으로 봤을때 당장 변화는 없지만 이같은 환율 움직임은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환율 등락폭이 크지 않더라도 경기 위축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도 업계의 고민거리다.

거시적으로 봤을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국내 수출이 감소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기업 경영 환경이나 고용률, 이익도 떨어지면서 체감 경기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측은 "불경기라는 심리적 요소가 강해지면 여행이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를 찾는 국내 여행객 뿐만 아니라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덩달아 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 업계도 환율 변동폭과 관광업계의 여파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게 되면 이와 연계돼 있는 면세 산업도 자연스럽게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직접적 여파와는 관련이 없지만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산업 특성상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한국 관광에 대한 규제 등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환율 문제는 의미가 크다"며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 보따리상들은 면세 쇼핑을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환율이 조금만 변해도 관광객 수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세업계는 환율이 현재처럼 계속해서 오를 경우 중국 보따리상들의 면세 쇼핑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 측은 "중국 보따리상이 환율 때문에 사재기를 시작할 경우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또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미국 관광객 수요가 어떤 나라로 분산될지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와 면세업계 모두 직접적 영향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환율 변동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지난 6일 각각 규모의 상대방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기 시작하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약 223조 원)어치에 해당하는 중국산 수입품 6031개 품목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관계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자산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잠재적인 우려가 한국의 경제 성장 경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한국경제에 미칠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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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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