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 호조, 신용 추락 막았지만… 잇따른 규제로 장기 전망 '불투명'

건설업 신용등급 '엇박자'… 안갯속 전망 불구 '상향'

주택경기 호황… 상반기 신용등급 하향기조 완화
국내외 불투명한 업황 전망 따라 재하향 가능성 대두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7-12 08: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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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한동안 '악화일로'에 놓였던 건설업종의 신용등급이 올 들어 개선세를 보였다. 주택 부문 비중이 높거나 공격적으로 나섰던 건설사들의 경우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 시행 이후 국내 주택경기 둔화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재차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용등급 상·하향 조정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8년도 종합건설업종의 단기적 산업위험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으나, 종합건설업에 속한 유효등급 보유 기업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기존 '부정적'에서 '현재 수준 유지'로 변경했다. 나이스신평이 신용등급 방향성을 상향 조정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황덕규 나신평 실장은 "등급하향 기조가 뚜렷이 완화됐으며 부정적인 외부 환경을 고려해 등급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반기 신용평가 결과 평가 건설사 30곳 중 25개사의 장·단기 신용등급이 유지된 가운데 △장기 신용등급 상향 △등급전망 상향 △단기 신용등급 하향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 등이 각각 한 곳씩 있었으며 1개사는 신규로 신용등급이 부여됐다.

특히 2014년부터 4년간 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이 25곳에 달하고 상향 조정된 곳은 4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급 하향세가 눈에 띄게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등급 하향세 개선에는 최근 우수한 영업실적을 주도한 주택경기 호조가 바탕에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주택 호황으로 2016~2017년 매출 및 수익 인식이 본격화되면서 큰 폭의 매출 증가 및 이익 창출이 이뤄졌다.

실제 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높거나 적극적으로 주택 부문을 확대한 기업의 경우 실적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반도건설이 대표적이다. 나신평은 지난 5월 반도건설의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황덕규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민간주택사업에 대한 우수한 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영업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조는 다른 신용평가사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올 들어 △서희건설 BB+(긍정적)→BBB-(안정적) △호반건설 A-(긍정적)→A(안정적) △태영건설 A-(안정적)→A-(긍정적) 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한국기업평가는 △한라 BBB(안정적)→BBB(긍정적) △태영건설 A-(안정적)→A-(긍정적)으로 상향 평가했다.

반도건설과 호반건설은 각각 주택브랜드 '반도유보라'와 '호반베르디움'으로 신도시·택지지구에서의 성공적 분양을 바탕으로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한 기업이며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강자로 잘 알려져 있다. 태영건설과 한라의 경우 각각 경남 창원·전북 전주, 경기 시흥 등에서의 개발사업을 바탕으로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높은 원가율과 회계기준의 보수적 적용에 따라 이전에 비해 선제적인 원가율 조정으로 손실이 발생했던 일부 대형건설사 역시 주택 부문 덕분에 신용등급이 유지될 수 있었다.

황 실장은 "주택 부문의 큰 폭의 이익창출은 대형건설사의 해외 플랜트·토목 부문의 대규모 손실을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며 "이 같은 우수한 영업실적은 주택경기 둔화 전망, 해외 발주 여건 악화, SOC 예산 감축에 따른 공공 부문 위축 등 부정적인 외부 환경 전망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유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종합건설업 산업위험 및 등급조정 추이.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뉴데일리경제


이처럼 주택경기 호황으로 신용등급 하향 국면이 전환되기는 했지만, 올 하반기 이후 건설업계는 해외 프로젝트 원가 관리 능력, 주택 부문의 분양 및 입주 리스크 관리 능력 등에 의해 재평가 받아야 하는 시점인 만큼 상반기 신용등급 상향 평가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나신평은 해외 부문의 경우 진행 프로젝트의 평균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부진한 실적 시현은 불가피할 전망이며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영업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부 회사는 2019년 이후 완공 예정인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율 조정이 미진한 실정이다.

여기에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 심화, 중동·중남미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최근 수주 경향이 시공자 금융 주선형·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부문에서 국내 금융 기반과 낮은 경쟁력 등으로 양질의 수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주택 부문 역시 기 분양 프로젝트로부터의 자금 회수와 신규분양 물량 확보 여부에 따라 건설기업별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진행 프로젝트의 우수한 분양실적을 고려할 때 매출이나 영업수익성은 제고된 수준에서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4월 이후 주택경기 둔화 속도를 고려할 때 4분기 이후 지역별로 입주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둔화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신규분양 시장 위축에 따른 사업기반 및 선수금 감소에 대한 대응도 주요 점검요인이다.

황 실장은 "건설사별 재건축·재개발 등 확보된 프로젝트의 규모 및 질과 분양 가능시기에 따라 중장기 실적 및 현금흐름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수주감소는 2018년부터, 입주 리스크는 4분기를 시작으로 2019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부정적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적 변동에 대응한 자본완충력과 재무적 융통성 확보 여부도 신용등급 및 전망 유지 또는 상향시 중요한 점검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2~3개 반기 이후 재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의 경우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한 가능성은 물론, 실제 성장성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마련"이라며 "투자자들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고 여기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국내외 업황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는 재차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건설사에게 또 다른 '낙인'을, 투자자들에게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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