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철강 전방위 위협무역의존도 68% 한국, GDP-성장률도 치명적
  •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한국의 피해액이 최소 40조원에 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우리 정부는 12일 강성천 통일차관보 주재로 자동차 232조 대응 관련 관계부처 및 업계 관계자와 회의를 진행했으나 사실상 '모니터링' 수준에 그쳐 한가한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 파국으로 가는 美中 무역전쟁

    미국은 중국과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폭탄을 주고 받은 지 나흘 만인 10일 추가로 2000억달러, 우리돈으로 224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껏 "중국이 보복하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3000억달러 규모도 더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문제는 속도다. 미국은 중국과 500억 관세 폭탄을 주고 받은 지 단 나흘 만에 2000억달러 관세 폭탄을 다시 알렸다. 

    이로써 미국이 중국에 알린 관세 대상은 총 2500억달러 규모로 지난해 대중 수입액(5050억달러)의 절반 규모다. 만일 중국이 추가 후속조치에 돌입하면 미국은 3000억 달러 규모, 즉 중국산 전체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공산이 크다. 

    중국은 "국가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즉각 대응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은 당분간 출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중국이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바로잡겠다고 외치고 있으나 실질적으론 미중 패권전쟁의 성격이 더 짙다. 


    ◇ 한국 피해액 최소 40조… 늑장 대책 논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피해액은 최소 40조원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자, '미국의 중국 무역제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이 최대 6.4%, 367억달러(약 40조)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의 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8.7%나 된다. 

    이 가운데 5%규모가 미국으로 다시 수출되는 구조라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간 관세가 폭등, 교역량이 줄어들게 되면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 역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미중 통상전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뒤따른다. 우리나라 무역의존도가 GDP대비 68%에 달하고, 수출 대상국 비중이 중국이 25%, 미국이 12%나 되는 까닭이다. 만일 관세조치에 따라 중국의 경기가 냉각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추락한다. 

    정부는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뒤에서야 민관합동대응체제 돌입에 들어갔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대응반 회의와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대응 민관합동 TF회의를 줄줄이 가진다. 또 이튿날인 13일에는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금껏 정부는 미중이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폭탄을 주고받자 "한국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안일하게 대응해왔다. 

    정부가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으나 실질적으로 모니터링 수준에 그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대외환경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이미 실물경제 턱밑까지 위협이 도달한 탓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59P 내린 2279.03을 나타냈다. 또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일보다 8.20원 오른 1128.2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