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보양식 열전… "초복 잘 돼야 중복·말복도 잘 돼"장마 후 폭염·열대야 시작, 보양식 수요 증가 기대
  • 이마트가 초복을 맞아 준비한 민어. ⓒ이마트
    ▲ 이마트가 초복을 맞아 준비한 민어. ⓒ이마트
    오는 17일 초복을 앞두고 유통업계에 '초복' 마케팅이 한창이다.

    복날 마케팅은 유통업계에서 연례 행사처럼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올해는 삼계탕에서 벗어난 이색 보양식, 1인 가구를 겨냥한 혼밥, 간편식 등 색다른 콘셉트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달라진 트렌드를 실감케 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초복을 맞아 양반 보양식으로 불리는 '민어'를 선보였다.

    전감용 민어살 200g(팩)을 5980원에, 고사리 민어탕 530g(팩)을 9980원에, 탕·구이용 민어 필렛 100g을 1280원에 판매한다. 국내산(양식) 민어회 250g는 1만5800원에 판매한다. 

    민어는 6~8월 산란기를 앞두고 몸집이 커지고 기름이 올라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조선시대 양반들이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여겼다. 이마트는 국내 자연산 대형 민어가 품귀현상을 빚자 인도네시아산 민어를 70톤 물량 기획해 국내 자연산 대비 3분의 1 수준 가격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찜·구이용 영양 오리, 토종닭 한입 구이, 치킨 스테이크 등을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생닭 물량을 10% 가량 줄이고 신규 보양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전자레인지로 10분 만에 데워 먹을 수 있는 '숯불 바베큐용 치킨'(1만1800원·700g), '순살누룽지 오리백숙'(1만2000원·800g), '순살 토종닭 칼국수'(1만1900원·702g) 등 레토르트 상품도 보양식으로 내놨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여름 보양식이 건강한 별미를 즐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이번 초복을 계기로 아직까지는 생소한 민어전, 토종닭 구이, 영양오리 등이 대중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고객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반계탕 가정간편식을 고르는 모습. ⓒ롯데마트
    ▲ 고객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반계탕 가정간편식을 고르는 모습. ⓒ롯데마트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을 즐기는 일명 '혼밥족'을 겨냥한 보양식 제품도 대거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 '요리하다'를 통해 반계탕을 출시하고 소고기 전복 등을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소포장 보양식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해빗 참건강한 반계탕', '하림 반마리 삼계탕' 등 다양한 반계탕을 선보이며 혼밥족 잡기에 나섰다.

    올해 1~6월 누계로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가정간편식 삼계탕과 반계탕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반계탕의 매출 구성비는 40.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8.6%와 비교해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마트 측은 "올해 상반기 가정간편식 반계탕의 매출은 전년대비 48.9% 신장했다"며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보양식도 소포장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에서 '프리미엄 간편 삼계탕'을 선보였다. 제주산 방사 토종닭과 인삼, 다양한 약재를 삼계탕에 담았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만큼 모든 재료를 손질 포장해 직접 조리하는 번거로움도 덜었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 신제품으로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삼계탕(900g, 1인분)'과 '담양죽순밥(450g, 2인분)'을 각각 9500원, 55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원테이블은 다른 가정 간편식보다 가격이 5~20% 높지만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영양과 맛을 살렸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고급 식재료를 앞세운 프리미엄 상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과 함께 100% 국내산 하림 닭고기를 사용한 자사 간편식 브랜드 '올어바웃푸드 프리미엄 삼계탕'을 선보였다. 끓는 물에 봉지째 넣고 15~20분간 가열하거나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11~12분간 조리하면 손쉽게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롯데닷컴은 오는 22일까지 '기력 보충! 여름철 보양식 대전'을 펼친다. 닭·한우·사골·우족·전복·장어 등 보양식 재료와 삼계탕·갈비탕·추어탕·사골곰탕 등 가정간편식 제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

    GS수퍼마켓은 닭 100만마리, 전복 10톤, 수박 20만통 등 전년 대비 2배 물량의 보양식 행사를 마련했다. GS수퍼마켓은 복날 사전행사로 진행한 나주댁 항아리오리백숙 500세트 예약판매가 하루 만에 완판 되는 등 보양식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초복 마케팅이 잘 돼야 중복, 말복까지 잘 된다는 정설이 있다"며 "때문에 대부분의 업계가 매년 초복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삼계탕뿐만 아니라 민어나 오리, 영양밥 등 다양한 종류의 보양식과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간편 보양식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며 "이번주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기력회복을 위해 보양식을 찾는 고객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