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늪"… 600만 자영업자가 흔들린다

[취재수첩] 편의점 점주 반발 현실화… "최저임금 전면 재검토"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최저임금 인상되면 전국 7만여 점포 휴업 단행
주휴수당 및 4대보험료 포함하면 현재 시급 1만667원 수준

진범용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7-13 15: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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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산업부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DB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이 일단 임금 인상부터 하고 보자는 정부의 정책으로 어쩔수없이 집단행동에 나서게 됐다. 올해보다 높은 최저임금이 결정될 시 가맹점 붕괴는 불가피하다"

지난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노동계에서 올해보다 43.3% 인상된 1만790원을 최저임금으로 제시하면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가 점포 휴업도 불사하겠다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당시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해 16.4%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월 인건비는 675만원으로 증가,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 수준까지 급감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 상황이 유지된 채 최저임금이 2019년도 8000~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사실상 점주 수익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는 文 정부의 정책이었던 소득주도의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단순 인건비만 증가하고 점포 매출 증가에는 영향이 미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외치는 또 다른 이유는 주휴수당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주휴수당을 현재 의무화한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한국, 대만, 터키 정도로 현재 국내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 1만원에 육박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1주일에 1일분 이상의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로자를 기준으로 해당 근로자가 한 달에 일하는 시간을 약 174시간으로 보면 최저임금 기준 급여는 131만220원이 된다. 여기에 주휴수당 26만3550원(시급 7530원×월 35시간)을 포함하면 실제 급여는 157만3770원으로 상승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약 9045원으로 이는 미국 8051원, 일본 8467원, 이스라엘 8962원보다 높다.

여기에 추가로 드는 4대 보험료(시간당 868원)와 1년 이상 근무자에게 적립되는 퇴직급여(시간당 7540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시간당 법정 인건비는 약 1만667원이다. 文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을 이미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

통상적으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인력을 주말과 주중을 포함해 약 4~5명을 고용한다고 가정하면, 사실상 현재 최저임금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전편협의 입장이다.

협회 측은 만약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전면 재검토를 검토하지 않을 시 브랜드 편의점 5만여개(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와 개인 편의점 2만여개 등 전국 7만여 점포 동시휴업은 물론, 편의점에서 수행하는 공공기능 역할도 거부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협회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브랜드 편의점 본사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최저임금 인상이 강행될 경우 편의점 가맹점과 본사의 공통된 반발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폐점한 편의점 모습. ⓒ진범용 기자


가맹점의 경우 대기업 집단이 아닌 소상공인이 대부분으로 이는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文 정부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편의점을 창업하는 점주들 대다수 연령대가 40~5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가족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지만 기업에서의 정년퇴직은 통상적으로 60세라는 점도 고려해봐야 한다. 결혼이 늦어짐에 따라 출산 연령도 높아져 대다수 직장인은 정년퇴직 이후 자영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사회의 구조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막 대학에 입학한 20살 자녀의 아르바이트 시급이 오르고 가장이 사업을 접는다면 이것을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저임금 인상 논의 이후 점주들에게 어떻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그중 60대 가맹점주의 속내가 담긴 말들이 귀에 맴돈다.

"대기업 다니는 사람 중 최저임금을 못 받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사실상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을 죽이겠다는 겁니다. 정년퇴직 이후 자영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매년 매출은 같은데 인건비만 증가하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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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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