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부회장단 중 '최연소' 권영수 부회장 ㈜LG로...'젊은 LG'계열사 수장 맡은 5인 부회장 '체제 안정'권 부회장 앞세워 미래사업 추진 속도
  • 구광모 LG그룹 회장(좌)과 권영수 ㈜LG 부회장(우)
    ▲ 구광모 LG그룹 회장(좌)과 권영수 ㈜LG 부회장(우)
    LG그룹 4세 경영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내 6인의 부회장단 중 가장 젊은 피인 권영수 부회장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각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는 5인의 부회장에 더불어 재무, 전략통인 권 부회장을 앞세워 미래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전략을 선보여 구 회장의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16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해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LG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내달 29일 오전 9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LG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이어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오른다.

    권 부회장은 1957년 생으로 6인의 LG그룹 부회장단 중 가장 젊은 인물이다. 1979년 LG전자로 입사한 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사장을 거쳤고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전자, 화학, 통신 등 LG의 전 사업영역에서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정통 LG맨이다.

    재계에서는 다른 부회장들을 제치고 올해 환갑인 권 부회장이 최근거리에서 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 데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몇 안되는 40대 총수가 된 구 회장이 자신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젊은 부회장을 발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업경험이 짧은 구 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과 동시에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해 LG그룹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을 실행하는 권 부회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권 부회장은 LG그룹 내에서도 빠른 사업적 분석을 바탕으로 추진력있게 신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인물로 정평이 났다. 특히 재무적 이해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과 같은 과감한 투자 결정에 뛰어나 '재무통'으로 불린다.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에 재직하던 시절 LG디스플레이를 LCD 패널 글로벌 1등으로 성장시킨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날 LG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TV용 OLED사업이 권 부회장 시절 주로 추진됐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있을때도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전지사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놨다.

    이같은 관점에서 권 부회장은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방향과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하는 ㈜LG에서 구 회장을 도와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구 회장이 4세 경영인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미래주력사업을 발굴하고 LG그룹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주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정중동 행보를 보여온 LG그룹이 잇따라 다양한 M&A를 추진하고 성공하고 있어 재무통이자 전략통인 권 부회장의 승부수가 또 한번 빛을 발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구 회장이 이미 오랜기간 각 계열사의 CEO로 안정적인 경영을 펼쳐온 5인의 부회장단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용할 것이란데 무게가 실린다. 권 부회장과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꾀하지만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경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권 부회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LG유플러스 등기이사로 남아있으면서 새로운 CEO로 임명될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통신사업에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 재임 당시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사업 분야에서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IPTV와 같은 유료방송사업에서 케이블업체 인수 추진건 등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떠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40대 구 회장과 젊은 부회장인 권 부회장이 새로운 LG를 구상해갈 것"이라며 "예상 밖에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변화에 재계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