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 최저임금 1% 오를 때 영업익 0.28% 하락편의점‧대형마트 타격 커…‘무인화 기술’ 업체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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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올해 대비 10.9% 인상되면서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조짐이다. 

    이에 인건비 비중이 높은 소매업, 제조업 등 일부 업종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인상 소식이 발표된 후 첫 거래일인 16일 편의점 관련주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날 편의점 체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전 거래일 대비 10.70% 하락했으며 CU의 본사인 BGF리테일도 7.80% 내렸다. 이마트도 2.04% 하락했다.

    편의점의 경우 대부분 지점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근무하기 때문에 인상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간한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소매업의 영업이익률과 최저임금 상승률은 반비례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최저임금이 1%포인트 오를 때 소매업 영업이익률은 0.2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비중이 높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화장품 ODM 업체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편의점은 일 매출을 180만원으로 가정하면 내년도 가맹점주의 순수입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할 것이며 일 매출 규모가 작은 소형 점포일수록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들이 받게 된다. 본사는 가맹점 매출의 약 35% 수준을 로열티로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편의점 업계에서는 본사들이 ‘상생’ 차원에서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본사 차원에서 이미 정해진 로열티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점포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내년 편의점 시장이 전년 대비 8% 성장한다는 전제하에 가맹점 수가 3% 이하로 증가한다면 최저임금 상승에도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편의점 업체들 입장에서도 신규 점포 축소가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 3월부터 편의점 기존점 성장률이 플러스 전환했으나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업체들의 투자 심리가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점포 성장률도 올해부터 6% 수준으로 낮아지며 내년부터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기존점 성장률이 5% 수준까지 상승하지 않는 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대형마트의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는 이마트 약 1만3200명, 롯데마트 약 9000명 수준으로 인건비 상승이 EPS에 미치는 영향은 약 –5~-10%내외로 산출된다”면서도 “실제 영향은 이보다 적은 –1~-3%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2, 3차 영세 하청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되면 산업 전반의 위축을 피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 산업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13.5%에 달한다. 최저임금을 맞추지 못하게 되는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 폐업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인건비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무인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호재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무인화 테마를 주목해야 한다"며 “키오스크 단말기 관련 기업 케이씨에스는 지난 16일 상한가로 마감했으며 동종업체인 푸른기술도 5.88% 올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