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편의점 가맹본부에 수수료 인하 압박 할 듯업계 "최저임금 부담, 본사에 떠넘기는 것 해결책 아냐"
  • ▲ 편의점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 편의점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10.9%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그 부담을 본사에 떠넘기려는 듯한 압박을 취해 본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외식·편의점 등 6개 분야 81개 가맹본부의 불공정 거래 행위 감시 강화에 나섰다.

    공정위는 지난해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한 결과 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81개 가맹본부로부터 서류를 제출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법 위반 혐의가 높다고 판단되는 외식업·편의점 등 6개 분야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지난주부터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에 추가로 200개 대형 가맹본부와 거래하는 1만2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해 가맹시장의 법 위반 실태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공정위의 압박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과 책임을 본사쪽으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되면서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극에 달했다"며 "전국 편의점주 연합체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가 성명서를 내고 단체행동 의지까지 밝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결정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반발의 화살을 가맹본사 쪽으로 자꾸 돌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맹점주의 부담을 가맹본부의 가맹 수수료 인하로 덮어 씌우려는 듯한 움직임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편의점 가맹본사의 수수료 인하를 압박해 가맹점주들의 최저임금 상승 부담을 본사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 편의점 로고. ⓒ각사
    ▲ 편의점 로고. ⓒ각사
    편의점 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 각사마다 수수료율 체계가 세분화 돼 있고 각 점주가 본인이 원하는 타입을 고르는 방식"이라며 "옵션이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가맹본부 수수료율 조정을 압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가맹본사 수수료율은 인테리어 비용이나 장비 사용료, 임대료 등을 점주가 부담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점주가 초기 투자를 많이 할수록 이익도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경우 크게 4가지 방식이 있으며 가맹점주는 선택에 따라 최대 80%에서 50%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GS리테일도 점주 선택에 따라 수익률을 50~80% 까지 가져갈 수 있고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등도 상황은 비슷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1000원을 벌면 3500원을 본사가 가져간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예시일뿐 가맹점주별로 수수료율은 다르다"며 "엄밀히 따지면 수수료가 아닌, 수익을 본사와 가맹점주가 배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인데 왜 자꾸 포커스를 가맹본사 수수료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공정위 쪽에서 본사에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권고한 사항이 없어서 지켜보고 있지만 정부의 압박이 실제 시작된다면 본사로서도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2018년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16.4% 오른 7530원으로 2019년도 인상폭은 전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인건비 부담이 큰 편의점 업계의 반발은 더 거세진 상황이다.

    올해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률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CU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 4.0%에서 올해 1분기 1.97%로 떨어졌다. GS25도 지난해 3.3%에서 올 1분기 1.3%로 급감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등 다른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업종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며 "가맹본사는 점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협력해서 해결해나가야 하는데 모든 부담을 본사에 떠넘기려는 정부의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