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고율 관세, '반제품 조립' 채택…푸네공장 오픈셀 추가 투자 가능성2025년 '美-中' 이어 3대 시장 등극… "반제품 조립 넘어 '현지화'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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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인도공장에서 모듈공정을 거치지 않은 반제품 형태인 '오픈셀(Open Cell)' 방식으로 TV를 제조한다. 미국에 이어 인도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외치며 수입 완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13억 인구의 인도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LG전자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푸네(Pune)공장에서 오픈셀 방식으로 TV 제조를 시작했다. 오픈셀 방식이란 패널에 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고 반제품 형태로 들여와 나머지 세트 조립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은 일부 크기의 제품만 오픈셀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이처럼 LG전자가 오픈셀로 TV 제조방식을 바꾼데는 인도 모디정부가 수입 완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모디정부는 인도 제조업 보호를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라는 구호를 앞세워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전자업체들도 이 같은 관세장벽을 넘어서고자 인도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반제품 조립 형식의 생산을 택하고 있다.

    LG전자는 오픈셀 방식 생산으로 전환해 세금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완제품 수출 방식으로는 15%의 관세가 부과됐는데 이 경우 인도 현지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판매가격이 3% 가량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뒤를 이어 차세대 최대 시장으로 점쳐지는 인도에서 가격인상으로 경쟁력을 잃게 되면 LG전자에겐 큰 실기가 될 수 있다.

    일부 사이즈 제품으로 시작해 결국은 인도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TV 제품이 이같은 오픈셀 방식으로 제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인도 푸네공장에 오픈셀 제조 공정을 위한 추가 설비 투자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인도 2곳에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1공장은 인도 북부 노이다시에 있고 2공장인 푸네공장은 14년 전인 지난 2004년 말 완공돼 이듬해 생산을 시작했다. 인도 현지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TV와 냉장고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으로 에어컨과 세탁기 등 주요 제품군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인도는 LG전자 뿐만 아니라 전세계 TV제조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언스트앤영은 2020년 인도 TV시장 규모가 22조 3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2025년까지는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TV시장으로 떠오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LG전자는 이처럼 가능성이 큰 인도에서 삼성전자와 더불어 대형 프리미엄 TV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7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초프리미엄 TV를 올해 2만 대까지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