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북선경전철'과 실시협약… "2024년 완공 예정"노선 관통지역 초대형 교통호재 만나 집값 상승 기대감 '쑥''장위뉴타운-광운대역세권-청량리' 트라이앵글 개발 시너지
  • ▲ 동북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 동북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동북선 경전철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해당 노선이 지나는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성북·노원·동대문 등 철도 소외지역을 관통하는 만큼 대형 교통호재가 가져다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와 동북선 경전철 사업시행자는 관련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동북선경전철㈜는 대표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로템·두산건설·금호산업·갑을건설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내년 착공해 2024년 완공될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은 △수도권지하철 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왕십리역부터 △1호선 제기동역 △6호선 고려대역 △4호선 미아사거리역 △1호선 월계역 △7호선 하계역 △4호선 상계역까지 13.4㎞ 구간의 16개 정거장을 지난다.

    민간이 건설하고 직접 운영해 이용료로 수익을 내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북선경전철㈜가 건설하고 준공하면서 소유권이 서울시에 양도되며 동북선경전철㈜가 30년 동안 직접 운영해 사용자 이용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총 사업비는 약 9895억원으로, 동북선경전철㈜가 50.1%를 부담하고 나머지 49.9%는 재정(시비 38%, 국비 11.9%)이 투입된다. 시는 연내 실시설계에 들어가고 2019년 착공,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동북선이 깔리는 곳은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1·4·6호선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동대문 부근에서 합쳐지기 때문에 노원구 상계동 등 북쪽과 왕십리 등 동부권 간 접근성은 좋지 않았다.

    실제로 동북선 개통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왕십리역까지 출퇴근 시간이 현재 약 46분에서 약 22분까지 24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는 환승 없이 25분 만에 주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37분 정도가 소요된다.

    일일 이용객 21만3000명(30년 평균)이 예상돼 출퇴근 혼잡도가 높은 4호선과 7호선 등의 이용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버스나 승용차 등을 이용하던 사람들도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면서 도로 정체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무려 7개역이 환승역이고, 노선이 지나는 곳이 인구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이미 개통된 우이신설선보다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대 부동산시장에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돌고 있다. 특히 노선이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이나 장위뉴타운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지역을 지나는 만큼 집값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우선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꿈의숲 아이파크'가 흥행에 성공한 성북구 장위뉴타운 일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북서울꿈의숲 동문삼거리역(사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장위동 A공인 관계자는 "남쪽 구역들은 지하철 6호선이 가까워서 편리한 반면 북쪽 구역들은 접근성이 떨어졌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있다 보니 부동산시장에서 소외되는 측면이 있었으나, 경전철이 개통되면 북서울꿈의숲과도 가깝고 교통여건도 좋아져 주거환경과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장위뉴타운에서 처음 분양돼 2017년 11월 입주한 513가구 규모의 '꿈의숲 코오롱하늘채(2구역)'는 전용 84㎡가 지난 4월 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5억690만원보다 1억50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5구역)'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일 6억3000만원에 팔렸다. 2016년 10월 분양 당시 4억9000만~5억4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이 관계자는 "저층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고가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동북선 경전철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숲 아이파크(7구역)'는 485가구 모집에 7260명이 몰리면서 14.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됐다.

    분양 관계자는 "북서울꿈의숲이 인접해 있는데다 단지 주변으로 인프라가 풍부해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무엇보다 인근으로 동북선 경전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개통도 예정된 만큼 향후 높은 미래가치까지 기대돼 많은 분들이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꿈의숲 아이파크' 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 '꿈의숲 아이파크' 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인접한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도 수혜지로 꼽힌다.

    광운대 역세권은 현재 철도·물류시설 용지로 쓰이고 있는 14만여㎡ 부지에 2조5000억원을 들여 주거·상업·업무시설을 짓는 동북권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하는 본 사업은 광운대역 부지에 연면적 43만여㎡ 규모로 3053가구 아파트와 대형 오피스,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0년 상반기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지하철 1호선이 다니지만, GTX C노선이 예정대로 개통되고, 북쪽의 월계역을 통해 동북선까지 뚫리게 된다면 동북권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월계동 B공인 대표는 "며칠 전부터 매수문의가 많이 오고 있고, 일부 매도자들은 호가를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며 "근처 신축 아파트 단지보다 시세가 저렴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동북권은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업무·상업·기반시설이 부족해 외곽 주거지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며 "광운대 역세권은 서울 균형개발 차원에서 경제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원구 중계동의 은행사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3대 학군 중 한 곳인 이 곳은 각종 입시학원은 물론, 초중고교생을 자녀를 둔 중산층의 밀집지역이지만 교통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중계동 C공인 관계자는 "은행동 인근 아파트는 학세권에 위치해 아파트 수요가 꾸준하다"며 "그동안 중계역까지 20분가량을 걸어가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했는데, 지하철이 생기면 주변 2만여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지어진 중계청구3차 전용 84.7㎡는 지난달 7억2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층이 6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6월에는 6억500만원(15층)에 거래되면서 1년여 만에 1억1500만원이 뛰었다.

    상계동 D공인 대표는 "재작년에 도시철도 건설 협상에 들어갔을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2년 만에 비교적 빨리 확정됐다"며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이쪽도 거래가 뜸하고 집값이 답보상태인데, 다시 들썩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동대문구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동대문구 일대를 강북 개발의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는 '청량리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도시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계획은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제기역, 우측으로는 서울성심병원까지 총 1.8㎢ 규모를 포함한다. 개선되는 제반여건과 함께 청량리4구역 개발까지 완료되면 서울 동북부의 대표 랜드마크로서 동대문구의 위상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청량리588'이 자리 잡았던 청량리4구역은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 4개동·1425가구와 쇼핑몰·오피스텔(528실)·호텔(270객실) 등 총 5개의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롯데캐슬 SKY-L65'로 탈바꿈한다. 이 구역 맞은편인 동부청과시장 자리에도 1만여㎡ 부지에 최고 59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청량리 한양수자인(1152가구)'이 들어선다. 청량리8구역과 7구역도 각각 재개발조합 설립인가와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받았다.

    전농동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 전용 84.9㎡의 호가는 1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11억원 매물까지 등장했다. 이는 5억5000만원 수준이던 분양가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청량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84.9㎡는 지난해 1월 6억원 선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에는 9억3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지면서 3억원 이상 뛰었다. 현재 호가는 9억~9억5000만원대다.

    전농동 E공인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청량리 일대가 재개발과 교통망 확충 호재가 이어지면서 과거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벗어나 매매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청량리역 일대는 지난해 경강선 개통을 비롯해 교통호재가 꾸준하고 대규모 재개발 진행으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다만 학군이 아쉽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판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북선 경전철은 교통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계획된 만큼 인근 지역들은 교통호재로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본다"며 "2024년 완공되는 만큼 집값에 영향을 끼치는 시기는 길게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