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방긋' 대구, 광주 하반기도 좋은 흐름 이어갈 듯지역 경기 침체 '심리' 위축 이어져… 부산, 울산 전망 불투명
  • ▲ 지방 5대 광역시 하반기 주택시장 기상도. ⓒ부동산인포
    ▲ 지방 5대 광역시 하반기 주택시장 기상도. ⓒ부동산인포

    여러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내내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한 대구와 광주 주택시장이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수개월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부산과 울산 지역 수요자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타 광역시보다 주택시장 규모가 작은 대전은 소강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매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대구과 광주 두 곳 뿐이다. 부산과 울산은 매달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고, 대전은 6월에만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대구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5개 광역시 중 가장 상승률이 높다. 광주는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6월에 주춤하긴 했지만 대전 역시 연초부터 오름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반해 부산의 경우 지방에서 세종시와 더불어 조정재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규제 영향이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울산은 중공업 등 경기 침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5월까지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구로 나타났다.

    5월까지 대구는 1만5279건이 거래돼 지난해 9785건보다 64.0%(5494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는 1만111건에서 1만1199건으로 늘어났다.

    반면 부산은 4852건 감소한 1만3898건이 거래(-25.8%)됐고, 울산은 1593건 줄어든 4027건이 거래(-28.3%)되는데 그쳤다. 부산과 울산 모두 아파트 매매가가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갔던 점을 감안하면 거래 부진이 이해가 된다.

    신규 분양시장에서 1순위 마감율과 미분양주택 소진 속도 역시 기존 주택시장과 흐름이 유사하다.

    상반기 5개 광역시에서 신규 분양한 단지는 모두 33곳(임대 제외)으로, 이 가운데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한 곳은 24곳이며 1순위 마감율은 72.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3개 단지 중 37개 단지가 1순위 마감돼 86%의 마감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1순위 마감율이 14%p가량 낮아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대구(15곳)와 광주(2곳)가 올 상반기 분양물량 모두 1순위에 마감됐다. 반면 지난해 95% 마감율을 기록했던 부산은 올해 12개 단지 중 4곳만이 1순위에 마감하면서 1순위 마감율 33.3%에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특정 시기의 청약결과로 시장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마감되는 곳이 줄어든 것은 소비자들의 적극성이 떨어졌다고 풀이된다"며 "이는 신중하게 특정 물량을 기다리거나 청약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거나 등 구분해서 볼 수 있지만, 특정 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후자보다는 전자의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미분양주택 수는 지역에 따라 등락을 반복한 가운데 대구와 광주가 1년 전에 비해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광주로, 지난해 5월 1326가구에서 988가구 감소한 338가구가 남았다. 대구는 지난해 5월 383가구에서 189가구가 감소한 194가구로 조사됐다.

    미분양주택이 증가한 곳은 부산과 울산이며 부산은 1402가구가 증가한 2238가구, 울산은 291가구가 증가한 1004가구로 나타났다.

  • ▲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 자료=KB부동산. ⓒ부동산인포
    ▲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 자료=KB부동산. ⓒ부동산인포

    올해 주택시장의 최대 악재 중 하나인 '입주 폭탄'은 이들 광역시에도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하반기 5개 광역시에는 총 2만869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상반기 2만8136가구보다 550여가구 증가하는 수준이다.

    입주물량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곳은 대구(7991가구)로, 상반기보다 3120가구가 증가한다. 대전(4076가구)도 2254가구가 늘어날 예정이다.

    권일 팀장은 "주택시장에서 입주물량 증가 소식은 달갑지 않다. 지방권역의 경우 수요가 줄고 공급이 많아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입주물량이 상반기보다 5889가구 줄어드는 부산(8594가구)은 상대적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입주물량 증가,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에 종합부동산세 과세 개정안까지 발표된 만큼 주택시장의 소강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수도권 외 지역은 지역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여건 악화로 민간소비는 물론,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의 경우 보합 또는 약간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기준(100)을 넘어선 101.7이고, 나머지 지역은 기준을 하회했다. 기준 이상이라는 것은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광주의 경우 가격 전망에 있어서 '보합'이라는 응답이 91.9%로, 다른 지역보다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수가 가장 낮은 67.4의 울산은 하락 전망이 66.1%로 높게 나타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5대 광역시의 경우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상승 요인이 있지만, 신규주택 과다공급, 지역경제 침체, 지역경제 악화 등 하락 요인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보호무역주의 강화, 유가 상승 등 수출시장 악재가 확대될 경우 울산·부산 등 동남권 경제 침체로 지역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