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컨테이너선과 MR탱커로 올해 목표 충분히 달성 가능
  • ▲ ⓒ현대미포조선
    ▲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부진한 조선 경기에도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과 소형 컨테이너운반선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상반기까지 올해 수주 목표인 30억 달러의 34%(10억2000만 달러)를 간신히 기록했지만, 이번 수주로 한 달 만에 상반기 수주액의 약 17%(1억70000만 달러)를 달성한 셈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238억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2조4534억원) 대비 5.05%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도 최대 유조선사인 오버시즈십홀딩그룹으로부터 총 841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선(PC선) 2척을 수주했다. 척당 선가는 3724만 달러로 시장가격인 3530만달러 대비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 건까지 합쳐 현대미포조선은 현재까지 총 36척, 약 11억9000만 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30억달러의 39.6% 수준으로 한 달만에 목표 달성률을 약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특히, 선종별로 살펴보면 현대미포조선의 주력하는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과 소형 컨테이너운반선의 수주 실적이 두드러진다. 현대미포조선은 36척 가운데 PC선은 17척, 컨테이너선은 16척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올해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생각한 기대치 만큼 따라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아직 확실하게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하반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부터 신규 선박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강점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소형 컨테이너운반선, MR탱커 등에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MR탱커는 100척의 발주량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17척이 발주됐으며, 현대미포조선은 이 중 8척을 수주했다. 선박 가격이 상승하자 선사들이 서둘러 소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아울러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시행할 환경 규제에 대비해 선주들이 신규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는데, 현대미포조선의 친환경 선박 경쟁력이 높은 만큼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수주가 작아보이나 이는 선가 인상을 통한 수익성 확보의 과정이었다"며 "소형 컨테이너선 수주 지속과 하반기 MR탱커 수주회복으로 연간 수주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주력 선종인 소형 컨테이너선 특성상 선박을 수주한 시점부터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까지 간격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수주 실적은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현대미포조선은 9월까지 하이투자증권 매각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매각에 따라 현금을 확보하면 재무건전성도 더 좋아질 전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R탱커 시장에서 경쟁자는 STX조선 정도만 남아 현대미포가 선가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대미포는 주력 선종의 특성상 수주와 매출화 시점까지의 리드타임이 매우 짧아 올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에도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을 예고했고,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현재 노조의 반발 등으로 인해 조선업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미중 무역 분쟁과 노조 문제 등으로 하반기에도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